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웨이보가 자국으로 귀화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향해 원색적인 '악플 테러'를 가한 네티즌들의 계정을 정지하기로 했다.

지난 8일 중국 SNS 플랫폼 웨이보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자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주이(19)에게 인신공격성 게시물을 작성하는 등 플랫폼 규칙을 어긴 93개 계정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웨이보 측은 "일부 웨이보 이용자가 경기의 승패, 선수의 컨디션 등을 이유로 선수와 그 가족을 인신공격하는 등 플랫폼 규칙을 어겼다"면서 "규정에 따라 93개 계정의 콘텐츠 게재를 중단하고, 공격성 게시물 300여 개를 삭제한다"고 했다.

앞서 주이는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성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회전 연기를 펼치던 중 넘어져 벽에 부딪혔다. 마지막 점프에서도 회전 타이밍을 놓치면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중국 단체팀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밀렸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경기 도중 실수를 연발했다는 이유로 자국 피겨 선수인 주이에게 악플 테러를 자행했다.

당시 웨이보에는 '주이가 넘어졌다'라는 해시태그가 조회 수 3억 회를 돌파했고, '이건 망신'이란 글에 1만1000개의 좋아요가 달리기도 했다. 또 미국 태생인 주이에게 "애국심보다 중국어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인신공격성 댓글이 쏟아졌다.

이후 주이는 다음날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 출전해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지고, 제대로 된 착지를 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마친 주이는 끝내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비판 여론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주이는 경기 직후 "속상하고 창피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다.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한편,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중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주이는 2018년 중국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얻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이후 중국으로 귀화한 뒤 베버리 주에서 주이로 바꿨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