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유망 기후 기술 기업 찾기
“전 세계에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호에 인터뷰한 존 브라운 비욘드넷제로 회장의 말이다. 영국 BP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전설적 CEO인 그는 지난해 미국 사모펀드와 기후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비욘드넷제로를 만들었다. 옛 오일메이저 CEO의 변신이 놀랍지 않은 건 BP 현역 시절 ‘석유를 넘어’를 외치며 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브라운 회장은 여러 국가와 기업이 쏟아내는 넷제로 목표와 현실의 간극을 메우려면 기후 혁신에 산업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전례 없는 투자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선 엄청난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들은 한발 앞서 유망 기업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IT 붐 이후 최대 기회’, ‘우리 생애 최대 기회’ 같은 표현에서 흥분이 느껴진다. 10여 년 전 클린 테크 바람이 불다 사그라든 적이 있지만, 이번엔 다르다. 투자자도, 소비자도, 국가도 기후변화가 목전에 임박한 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다. 2050 넷제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절대 명제다.

커버 스토리에 함께 실은 보스턴 컨설팅 글도 주목할 만하다. 기후 기술은 스타트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기존 기업도 새로운 기술 솔루션과 비즈니스모델 찾기가 발등의 불이다. 기후 혁신에 성공한 다양한 기업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선 기후 기술 스타트업 분석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은 한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내 기후 기술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할 예정이다. 기후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장승규 한경ESG 편집장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