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임 얻지 못할 언동 나오지 않게 극도로 자제해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면서 선대위 분위기 일신을 예고했다.

선대위의 '원톱'으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의 지휘봉을 잡은 첫날인 9일 이 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군기 잡기'였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연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는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한 예민한 경쟁"이라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를 바란다"며 내부 입단속을 당부했다.

최근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각종 의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것 등에 대한 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국민께 걱정을 드린 잘못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며 겸손 기조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씨 논란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진솔과 겸허라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잘 새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위 내부 분위기, 문화 등을 일신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에 이전까지 이 문제를 놓고 반박·옹호성 발언이 돌출하던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다시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기류로 돌아섰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입장 표명도 있고 해서, 지금 그 문제(사과)를 준비하고 있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많은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계시고 역량이 뛰어나시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잘 돌파해 주실 거라 믿는다.

정말로 든든하다"며 이 위원장의 등판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김혜경 씨는 이날 오후 5시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잉 의전' 논란 등에 대해 사과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당내 갈등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당시 경선에서 이 후보의 우군을 자임하며 '명추연대'란 말을 낳았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의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격으로, 국민의힘도 윤석열도 대장동 비리 주인공이 이재명인 것처럼 만들어 가게 빌미를 준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비리 범인으로 몰았던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