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매장 같은 섬세한 '랜선 쇼룸' 준비"
명품 커머스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대표 플랫폼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대행이나 병행수입으로 백화점에서 팔지 않는 해외 브랜드 제품까지 들여오면서 젊은 소비자가 대거 몰렸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머스트잇의 지난해 거래금액은 3500억원으로 전년(2500억원) 대비 40% 늘었다. 소비자가 몰리면서 명품 플랫폼의 정보기술(IT) 인력 확보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조영훈 머스트잇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이베이코리아에서 모바일 부문을 총괄하다 2020년 4월 머스트잇에 합류했다. 설립 10년차이던 머스트잇은 당시 몰려드는 트래픽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 CTO는 합류 직후 머스트잇의 플랫폼과 사내 시스템을 아예 새로 개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사용자가 동시에 몰려도 감당할 수 있고 앱과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며 “아테나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는 2020년 5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이베이 등 종합 e커머스와 다른 명품 커머스의 특성도 반영했다. 명품 커머스의 고질적인 문제는 ‘결제 후 품절’이다. 조 CTO는 “한정 수량만 생산 및 유통되는 명품은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머스트잇이 오픈마켓 입점업체 전용 재고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다.

신생 플랫폼이 간과하기 쉬운 보안에도 신경 썼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10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명품 커머스 중 유일하게 획득했다. 조 CTO는 “스타트업 등 신생 플랫폼은 기능 개선에 치중해 개인정보 암호화 등 보안은 후순위로 밀리기 쉽지만 안전은 한 번 문제가 되면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가 현재 도전하는 분야는 큐레이션이다. 플랫폼의 기본을 갖춘 만큼 ‘맞춤형 추천’으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CTO는 “명품은 쇼룸을 방문하면 전담 직원이 상세하게 제품을 설명해 주고 스타일 등을 추천해준다”며 “머스트잇의 목표도 소비자 행동 데이터 등을 분석해 개인의 틈새 취향까지 반영해줄 수 있는 ‘온라인 쇼룸’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트잇은 시니어급 개발자에게는 사이닝보너스 1억원 또는 스톡옵션 2억원을, 주니어와 중견급 개발자에게는 스톡옵션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고 IT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전 직원의 20~25% 수준인 IT 인력 비중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