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국내 가격 동결 정책에도 불구하고 2018년부터 4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러시아와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리온, 국내 가격 안 올리고도 해외서 '매출 질주'
오리온은 지난해 2조35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2조2298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오리온은 2017년 사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으나 이듬해부터 4년 연속 매출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2조3863억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3761억원) 대비 0.9% 감소한 3729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비와 물류비가 급등한 영향이다. 영업이익률은 15.8%로 전년(16.9%) 대비 1.1%포인트 감소했지만 5% 안팎인 식품업계 평균은 크게 웃돌았다.

오리온은 베트남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법인은 매출 3414억원, 영업이익 6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양산 빵과 쌀과자 등 현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신제품 출시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법인은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1170억원으로 전년(890억원) 대비 31.5% 늘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러시아 트베리주 크립초바에 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은 신공장을 전초기지 삼아 중앙아시아와 유럽 시장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2016년 기준 오리온 전체 매출의 11.1%에 불과하던 베트남과 러시아 시장 매출 비중은 지난해 19.4%로 8.3%포인트 늘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