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조성 농업용 15개 보 중 일부…시 "하천 복원 차원"

경기 성남시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자 이미 기능을 상실한 백궁보 등 탄천 내 9개 보(洑)를 올해 말까지 철거하고 같은 자리에 여울을 조성한다.

성남시, '기능 상실' 탄천 9개 보 연내 철거…자연형 여울 조성
시는 9일 "환경부 '하천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90억원을 확보해 오는 12월까지 탄천 내 9개(콘크리트 재질 8개, 고무 재질 1개) 보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자연석 등으로 경사를 만들어 자연형 여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거되는 보는 백궁보·백현보·오리보·수내보·구미보·돌마교보·양현보·사송보·둔전보이다.

우선 백궁교에 위치한 백궁보(길이 51.5m, 높이 1.3m, 폭 3.3m)와 백현교 직하류에 있는 백현보(길이 107.0m, 높이 2.75m, 폭 8.5m) 등 2개 보는 3∼4월 두 달간 철거한 뒤 6월까지 여울을 조성한다.

오리보·구미보·돌마교보 등 나머지 7개 보는 12월 말까지 정비할 계획이다.

시는 보가 철거된 자리에 여울을 만들면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 이동로도 확보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탄천은 용인시에서 발원해 성남시 분당구를 거쳐 서울 송파·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35.6㎞의 하천이다.

성남 구간 15.7㎞에는 1990년대 초반 농업용수 확보와 치수를 위해 모두 15개의 보가 설치됐으나 주변 지역의 도시화로 농경지가 사라지면서 상당수가 제 기능을 잃었다.

성남시와 환경부는 이같이 기능을 상실한 보가 오히려 하천 물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그동안 단계적 정비를 추진해왔다.

시는 앞서 탄천보를 2015년, 미금보를 2018년 철거했다.

이달 10일 백궁보 철거 공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9개 보를 추가 철거하면 탄천에는 고무 재질의 보 4개만 남게 된다.

시는 그동안 생태하천 복원 노력으로 탄천의 성남 구간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19∼2020년 평균 2급수(약간 좋음)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상류 1곳을 제외한 9개 측정 지점에서 모두 2급수 수질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이희예 사무국장은 "2018년 미금보 철거 이후 성남 탄천의 수질이 4∼5급수에서 2∼3급수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 예정된 9개 보가 마저 철거되면 하천 자연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