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9초21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스티븐 뒤부아(캐나다·2분9초254)와 세묜 옐리스트라토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2분9초267)를 따돌리고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결승 레이스는 복잡했다. 준결승에서 무려 4명의 선수가 어드밴스를 받으면서 총 10명의 선수가 결승에서 뛰었다.
워낙 많은 선수가 뛴 탓에 레이스 초반은 혼잡했다.
한국 선수들은 안전한 레이스를 택했다.
모두 후위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레이스 초반 뒤에서 기회를 엿보던 황대헌은 결승선 9바퀴를 남기고 급격히 스피드를 끌어올려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결승선을 4바퀴를 앞두고는 스피드를 더 올렸다.
황대헌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1위 자리를 굳게 지켜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은 뒤 포효했다.
결승에 함께 진출한 이준서(한국체대)는 2분9초622의 기록으로 5위, 박장혁(스포츠토토)은 2분10초176의 기록으로 7위 자리에 올랐다.
황대헌은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조 1위를 차지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판정으로 실격(페널티) 처분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중국 선수들은 심판의 편파 판정을 등에 업고 논란 속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황대헌은 온 국민의 공분 속에 다시 힘을 내 깨끗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황대헌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출전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불운 끝에 남자 500m에서만 은메달을 땄던 황대헌은 4년 만에 자신의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의 쾌거를 달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