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보 미리 샜나?…하루 전 달린 미국 주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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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월가 컨센서스)로 예상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개장 때부터 1% 안팎의 높은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다우는 0.8%, S&P500은 1.45% 올랐고 나스닥은 2.08%나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11개 업종 모두가 올랐고,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연일 급락해온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마저 이날 저가매수가 몰려 5.3% 폭등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심리가 살아났습니다. 폭락세를 이어오던 쇼피파이는 5.2%, 엣시 3.8% 상승했습니다. 다큐사인, 줌 등 재택수혜주도 각각 5.2% 및 4.8% 올랐습니다. 또 변동성 지수(VIX)는 1.48포인트(6.90%) 하락한 19.96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오미크론 변이를 끝으로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란 자신감이 커지고 있고,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멈추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시장의 모습은 Fed의 매파적 성향과 인플레이션 대부분을 소화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새벽부터 CPI에 대한 희망론이 곳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시장 상승 요인을 짚어보겠습니다.
① CPI 희망론
JP모간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투자 메모에서 "CPI 추정치가 최근 어떤 데이터보다 과장되어 예상되는 것 같다. 목요일 CPI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낮게 나올 것이란 속삭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CPI 상승에 큰 몫을 차지해온 중고차 가격이 1월 들어 약간 하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7일 발표된 만하임중고차지수는 1월 236.3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40.8% 급등했지만, 전달에 비해선 0.9% 하락했습니다. 만하임 측은 "1월의 주간 가격 하락은 마지막 주에 가속됐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간은 "시장은 뜨거운 인플레이션 수치를 예상하는데, 일부 징후는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가리킨다. 사실 CPI가 높아도 시장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여섯 번의 금리 인상이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작년 11월 이후 1.4%에서 1.95%까지 올라왔다. (더 오르는 건 한계가 있다) 내일 CPI 수치가 '끔찍하지만 않다면 기술주는 폭등할 것'이라는 느낌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개념으로 먼저 거래부터 하고 있다. 그런 다이내믹은 미리 실행됐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은 가장 후행적인 경제 지표 중 하나이므로 다른 선행지표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라면서 'ZEW 인플레이션 기대 설문조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불룸버그는 "이 설문은 CPI를 예측하는데 인상적 기록을 갖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최근 상승한 일부 요인이 역전될 시점에 매우 가까워졌고 잠재적으로 상당히 큰 폭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CPI 구성요소들이 대부분 연율로 올랐는데 이런 극단적 현상은 통상 헤드라인 수치가 곧 하락할 것이란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라는 트윗을 내보냈습니다. 그는 1월 CPI 헤드라인 수치가 40년 만의 최고치인 7.4%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는 기저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월 대비로는 작년 10월의 절반 수준인 0.45%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월 델타 변이가 퍼졌을 때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고 팬데믹이 계속 사그라지면서 인플레이션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CPI가 예상보다 약간 낮게 나올 수 있으며 최소한 '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할 정도 수치가 나올 것이란 희망적 관측이 번졌다"라면서 "투자자들은 수치가 나오기 전에 먼저 주식부터 사러 달려갔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만약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금리가 급락하면서 기술주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물가 수치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난 10번의 CPI 발표에서 8번은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도 "만약 CPI가 예상과 비슷하거나 높다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나 그보다 높게 달려가는 걸 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간은 헤드라인 수치 7.3%를 예상합니다. JP모간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예상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높게 나와 10년물 수익률을 2.0%까지 올릴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도 "만약 상당히 크게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Fed가 3월에 50bp 인상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단서도 붙였습니다.
게다가 CPI를 집계하는 노동통계국(BLS)에서 2019~2020년 지출을 반영해 1월 CPI 계산 때부터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가중치를 조정했습니다. 팬데믹 때 상품 수요는 늘었고, 서비스는 감소했지요. 상품 가격 상승이 더 많이 반영되면서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전날 전해드린 '금리 정점론'은 이날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 8일 연 1.97%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1.909%까지 떨어졌습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전날 0.264%에서 0.218%로 하락하는 등 유럽 채권부터 수요가 살아난 게 영향을 줬습니다. 또 이날 미 국채 입찰에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이날 오후 1시에 발표된 미 재무부의 10년물 입찰(370억 달러)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응찰률이 2.68배(지난달 2.51배)까지 높아지면서 낙찰 금리가 1.904%로 결정됐습니다. 발행 당시 시장금리 1.926%보다 대폭 낮았습니다. 특히 간접(외국 중앙은행) 수요가 77.6%(지난달 65.5%)에 달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들은 "이 정도 금리라면 수요가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됐다. CPI나 긴축 경로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이라면 10년물 금리가 당분간 크게 점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보기 직전에 있다"라면서 "현재 세 번의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가 이날 오후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게 적절하다. 모기지채권의 경우 대차대조표 감축 과정의 어느 시점에 파는 것(sell)을 선호한다"라고 밝히면서 국채 금리가 약간 반등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1.94%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가 보유하는 채권이 만기를 맞으면 재투자하지 않고 상환받는 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건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도적으로 파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아직 괜찮은 어닝시즌
금리와 물가의 정점 가능성뿐 아니라 어닝시즌도 이날 뉴욕 증시에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전날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머스크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물류난 속에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61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머스크 측은 "해운 사업이 상반기에 강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정상화'가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을 높이는 설명이었습니다. 치폴레의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의 이익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치폴레는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5.58달러로 예상치 5.25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임금 식자재 가격 상승을 지적하면서도 "2022년 들어 메뉴 가격을 6% 올렸다"고 실적이 좋았던 이유를 밝혔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 넘게 가격을 높였습니다.
③ 한결 조용해진 우크라이나 사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이후 한결 조용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뉴욕 주가 상승에 이바지했습니다.
④ 본격화되는 경제 정상화
경제 재개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이날 뉴욕주는 10일 자로 사업장·점포에 대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일리노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날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오레건 등에 이은 것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은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선언하고 밤 11시 이후 영업 금지 등 남아있는 모든 규제를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항공, 크루즈, 호텔 등 경제 재개 관련주들은 이날도 폭등했습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는 4.3%, 부킹닷컴은 3.37%, 델타항공은 거의 3%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곳도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주식 폭락 이후 일부 투자자가 저가매수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대부분 잘 먹히기는 했지만, 아직 올인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몇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우선 기업 이익에 대한 예측이 덜 낙관적으로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월가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죠. 또 임금 물류 에너지 등 비용은 지속해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샬럿 CIO는 "현재 금융여건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느슨한 상태이며 시장 유동성은 30년 내 최고치에 가깝다. 이는 위험을 은폐할 수 있다. Fed는 긴축 정책을 시작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책 변화의 시기는 항상 변덕스럽고 일시적이며, 현재 인플레이션의 현실 사이의 거리를 고려할 때 특히 이 시기가 그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우리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시장을 놀라게 하기보다는 약간 낮게 나와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더 나쁠 수도 있었어" 수준 이상을 예상하며 미리 앞서서 올랐다. 아마도 내일 아침에 나올 수치는 위험/보상 측면에서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S&P500 지수는 이제 100일 이동평균선에 다시 다가섰습니다. 과매도를 가리켰던 각종 지표도 이제 대부분 중립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CPI 발표는 어쨌든 증시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CPI는 미국 시간 10일 아침 8시 30분,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0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어떤 수치든 나올 것입니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환호할 것이고, 높게 나온다면 지난 며칠간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건 어떤 수치가 발표되든 Fed는 오는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서 몇 차례 올릴 것이라는 겁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Fed는 긴축에 나설 것이고 시장은 올해 5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라면서 "궁극적으로 Fed가 금리를 인상하는 속도가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천천히 인상할 때는 빠르게 인상할 때보다 증시가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손더스 전략가는 "속도에 대한 질문이 해결될 때까지는 올해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종류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주식 시장의 행태를 결정짓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Fed의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가 연착륙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 방향으로 향할지 여부"라면서 "전자는 증시 회복으로 이어졌지만, 후자는 약세장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하게 지켜볼 것은 Fed의 긴축 속도, 그리고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지 여부라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과거 Fed의 금리 인상 주기에 경제에 미친 영향을 자세히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네드데이비스에 따르면 Fed가 긴축을 시작하면 통상 성장 둔화는 2년 차에나 나타납니다. 특히 경기 침체는 통상 25개월 후(중앙값)에 시작됐습니다. 적어도 올해와 내년 미국의 침체 가능성은 작다는 뜻입니다.
네드데이비스의 보고서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면 나타나는 일
지난 1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빡빡함을 확인시켜줬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Fed는 3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을 시작하고 올해 말까지 3~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Fed는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거나 금융 불안정을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하므로 어려운 저글링을 해야 한다. 긴축이 부를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은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다. 과거 Fed가 긴축하는 동안 경제는 어땠을까.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 경제 성장은 긴축 초기에 급격히 둔화하지 않는다.
• 빠른 긴축 주기는 점진적(느리게)으로 금리를 올렸던 주기보다 성장에 더 해로웠다.
• 제조업, 주택, 자동차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은 전체 경제보다 더 빨리 둔화했다.
• 실업률은 첫 금리 인상 이후 10개월 동안 하락했지만, 그 이후 상승 반전했다.
• 첫 금리 인상 이후 25개월(중앙값)에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빠른 인상 대 느린 인상
1955년 이래 12번의 기준금리 인상 주기(3회 이상 금리 인상이 이어진 경우)가 있었다.
긴축 사이클의 첫해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았다. 금리 주기 연관 경제지수는 긴축이 시작된 후 12개월 동안 평균 4.7% 상승해 전년도의 평균 성장률 3.0%를 초과했다. 그러나 그 모멘텀은 1년 차가 끝나갈 무렵 둔화하기 시작했고 2년 차에는 평균 1.6%에 그쳤다.
긴축 속도도 매우 중요하다. 긴축이 시작되면 미국 경제는 2년 차에 성장이 완만해졌지만, 일반적으로 느린 긴축 사이클 때는 무시할 만했다. 하지만 빠른 사이클 때는 2년 차에 하락 폭이 컸다. (FOMC가 열릴 때마다 올리면 빠른 사이클, 그 외의 경우 느린 사이클로 간주) 우리는 2022년 4~5회 25bp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시장은 6회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후반 Fed는 대차대조표 감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빠른 긴축 사이클로 간주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경제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2022년 미국의 실질 GDP가 작년 5.5%(Q4/Q4 기준)에서 3.5~4.0%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Fed의 긴축 주기 12번 가운데 9번은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그리고 첫 번째 금리 인상 후 25개월 뒤(중앙값)에 침체가 시작됐다. 이 기록만 봐도 2022년이나 2023년에 침체는 없을 것이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비농업 고용은 긴축 1년 차에 증가세가 가속화됐다. 전년도의 1.8%에 비해 평균 3.1% 증가했다. 하지만 2년 차에는 평균 1.6%로 완화되었다. 정책과 효과 간에 시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실업률은 첫 금리 인상 이후 1년 동안 평균 0.7%포인트 하락했다. 1980~82년 더블딥 침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우에 하락했다. 평균 실업률은 긴축이 시작된 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상승 반전한다.
이를 보면 Fed의 이번 긴축 사이클이 올해 고용 성장을 둔화시키거나 실업률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더 빨리 타격받는 제조업, 부동산
긴축 주기는 전체 경제보다 제조업, 주택, 자동차 판매에 더 빨리 피해를 준다.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첫 번째 금리 인상 후 평균 2개월 동안 최고를 찍은 뒤 1년 차 2.5%, 2년 차 13.9% 하락했다. 또 주택 판매는 Fed의 긴축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금리 인상이 시작될 때 정점을 찍었고 1년 차 5.6%, 2년 차 3.1%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이 주택 수요를 크게 둔화시킬 위험이 있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는 1년 차에는 안정적이었지만 2년 차에는 4.9%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은 통상 하락
긴축 1년 차, 2년 차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는 완만하게 증가했다. 대부분은 하락했지만, 1967년과 1972년 및 1977년 사례에 의해 평균 인플레가 증가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율은 1982년 이후 가장 높으며 지난 12번의 긴축이 시작됐던 평균보다 높다. 그러나 팬데믹, 재정 부양책,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이바지한 많은 요인이 사라지거나 역전되고 있다.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는 징후가 있다. Fed의 긴축이 3월부터 시작되면 올해 인플레이션은 3.0~3.5%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오미크론 변이를 끝으로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란 자신감이 커지고 있고,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멈추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시장의 모습은 Fed의 매파적 성향과 인플레이션 대부분을 소화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새벽부터 CPI에 대한 희망론이 곳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시장 상승 요인을 짚어보겠습니다.
① CPI 희망론
JP모간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투자 메모에서 "CPI 추정치가 최근 어떤 데이터보다 과장되어 예상되는 것 같다. 목요일 CPI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낮게 나올 것이란 속삭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CPI 상승에 큰 몫을 차지해온 중고차 가격이 1월 들어 약간 하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7일 발표된 만하임중고차지수는 1월 236.3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40.8% 급등했지만, 전달에 비해선 0.9% 하락했습니다. 만하임 측은 "1월의 주간 가격 하락은 마지막 주에 가속됐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간은 "시장은 뜨거운 인플레이션 수치를 예상하는데, 일부 징후는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가리킨다. 사실 CPI가 높아도 시장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여섯 번의 금리 인상이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작년 11월 이후 1.4%에서 1.95%까지 올라왔다. (더 오르는 건 한계가 있다) 내일 CPI 수치가 '끔찍하지만 않다면 기술주는 폭등할 것'이라는 느낌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개념으로 먼저 거래부터 하고 있다. 그런 다이내믹은 미리 실행됐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은 가장 후행적인 경제 지표 중 하나이므로 다른 선행지표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라면서 'ZEW 인플레이션 기대 설문조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불룸버그는 "이 설문은 CPI를 예측하는데 인상적 기록을 갖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최근 상승한 일부 요인이 역전될 시점에 매우 가까워졌고 잠재적으로 상당히 큰 폭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CPI 구성요소들이 대부분 연율로 올랐는데 이런 극단적 현상은 통상 헤드라인 수치가 곧 하락할 것이란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라는 트윗을 내보냈습니다. 그는 1월 CPI 헤드라인 수치가 40년 만의 최고치인 7.4%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는 기저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월 대비로는 작년 10월의 절반 수준인 0.45%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월 델타 변이가 퍼졌을 때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고 팬데믹이 계속 사그라지면서 인플레이션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CPI가 예상보다 약간 낮게 나올 수 있으며 최소한 '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할 정도 수치가 나올 것이란 희망적 관측이 번졌다"라면서 "투자자들은 수치가 나오기 전에 먼저 주식부터 사러 달려갔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만약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금리가 급락하면서 기술주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물가 수치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난 10번의 CPI 발표에서 8번은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도 "만약 CPI가 예상과 비슷하거나 높다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나 그보다 높게 달려가는 걸 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간은 헤드라인 수치 7.3%를 예상합니다. JP모간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예상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높게 나와 10년물 수익률을 2.0%까지 올릴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도 "만약 상당히 크게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Fed가 3월에 50bp 인상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단서도 붙였습니다.
게다가 CPI를 집계하는 노동통계국(BLS)에서 2019~2020년 지출을 반영해 1월 CPI 계산 때부터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가중치를 조정했습니다. 팬데믹 때 상품 수요는 늘었고, 서비스는 감소했지요. 상품 가격 상승이 더 많이 반영되면서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전날 전해드린 '금리 정점론'은 이날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 8일 연 1.97%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1.909%까지 떨어졌습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전날 0.264%에서 0.218%로 하락하는 등 유럽 채권부터 수요가 살아난 게 영향을 줬습니다. 또 이날 미 국채 입찰에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이날 오후 1시에 발표된 미 재무부의 10년물 입찰(370억 달러)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응찰률이 2.68배(지난달 2.51배)까지 높아지면서 낙찰 금리가 1.904%로 결정됐습니다. 발행 당시 시장금리 1.926%보다 대폭 낮았습니다. 특히 간접(외국 중앙은행) 수요가 77.6%(지난달 65.5%)에 달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들은 "이 정도 금리라면 수요가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됐다. CPI나 긴축 경로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이라면 10년물 금리가 당분간 크게 점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보기 직전에 있다"라면서 "현재 세 번의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가 이날 오후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게 적절하다. 모기지채권의 경우 대차대조표 감축 과정의 어느 시점에 파는 것(sell)을 선호한다"라고 밝히면서 국채 금리가 약간 반등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1.94%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가 보유하는 채권이 만기를 맞으면 재투자하지 않고 상환받는 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건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도적으로 파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아직 괜찮은 어닝시즌
금리와 물가의 정점 가능성뿐 아니라 어닝시즌도 이날 뉴욕 증시에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전날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머스크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물류난 속에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61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머스크 측은 "해운 사업이 상반기에 강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정상화'가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을 높이는 설명이었습니다. 치폴레의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의 이익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치폴레는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5.58달러로 예상치 5.25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임금 식자재 가격 상승을 지적하면서도 "2022년 들어 메뉴 가격을 6% 올렸다"고 실적이 좋았던 이유를 밝혔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 넘게 가격을 높였습니다.
③ 한결 조용해진 우크라이나 사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이후 한결 조용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뉴욕 주가 상승에 이바지했습니다.
④ 본격화되는 경제 정상화
경제 재개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이날 뉴욕주는 10일 자로 사업장·점포에 대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일리노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날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오레건 등에 이은 것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은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선언하고 밤 11시 이후 영업 금지 등 남아있는 모든 규제를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항공, 크루즈, 호텔 등 경제 재개 관련주들은 이날도 폭등했습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는 4.3%, 부킹닷컴은 3.37%, 델타항공은 거의 3%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곳도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주식 폭락 이후 일부 투자자가 저가매수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대부분 잘 먹히기는 했지만, 아직 올인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몇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우선 기업 이익에 대한 예측이 덜 낙관적으로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월가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죠. 또 임금 물류 에너지 등 비용은 지속해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샬럿 CIO는 "현재 금융여건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느슨한 상태이며 시장 유동성은 30년 내 최고치에 가깝다. 이는 위험을 은폐할 수 있다. Fed는 긴축 정책을 시작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책 변화의 시기는 항상 변덕스럽고 일시적이며, 현재 인플레이션의 현실 사이의 거리를 고려할 때 특히 이 시기가 그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우리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시장을 놀라게 하기보다는 약간 낮게 나와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더 나쁠 수도 있었어" 수준 이상을 예상하며 미리 앞서서 올랐다. 아마도 내일 아침에 나올 수치는 위험/보상 측면에서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S&P500 지수는 이제 100일 이동평균선에 다시 다가섰습니다. 과매도를 가리켰던 각종 지표도 이제 대부분 중립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CPI 발표는 어쨌든 증시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CPI는 미국 시간 10일 아침 8시 30분,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0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어떤 수치든 나올 것입니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환호할 것이고, 높게 나온다면 지난 며칠간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건 어떤 수치가 발표되든 Fed는 오는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서 몇 차례 올릴 것이라는 겁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Fed는 긴축에 나설 것이고 시장은 올해 5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라면서 "궁극적으로 Fed가 금리를 인상하는 속도가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천천히 인상할 때는 빠르게 인상할 때보다 증시가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손더스 전략가는 "속도에 대한 질문이 해결될 때까지는 올해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종류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주식 시장의 행태를 결정짓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Fed의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가 연착륙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 방향으로 향할지 여부"라면서 "전자는 증시 회복으로 이어졌지만, 후자는 약세장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하게 지켜볼 것은 Fed의 긴축 속도, 그리고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지 여부라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과거 Fed의 금리 인상 주기에 경제에 미친 영향을 자세히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네드데이비스에 따르면 Fed가 긴축을 시작하면 통상 성장 둔화는 2년 차에나 나타납니다. 특히 경기 침체는 통상 25개월 후(중앙값)에 시작됐습니다. 적어도 올해와 내년 미국의 침체 가능성은 작다는 뜻입니다.
네드데이비스의 보고서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면 나타나는 일
지난 1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빡빡함을 확인시켜줬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Fed는 3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을 시작하고 올해 말까지 3~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Fed는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거나 금융 불안정을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하므로 어려운 저글링을 해야 한다. 긴축이 부를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은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다. 과거 Fed가 긴축하는 동안 경제는 어땠을까.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 경제 성장은 긴축 초기에 급격히 둔화하지 않는다.
• 빠른 긴축 주기는 점진적(느리게)으로 금리를 올렸던 주기보다 성장에 더 해로웠다.
• 제조업, 주택, 자동차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은 전체 경제보다 더 빨리 둔화했다.
• 실업률은 첫 금리 인상 이후 10개월 동안 하락했지만, 그 이후 상승 반전했다.
• 첫 금리 인상 이후 25개월(중앙값)에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빠른 인상 대 느린 인상
1955년 이래 12번의 기준금리 인상 주기(3회 이상 금리 인상이 이어진 경우)가 있었다.
긴축 사이클의 첫해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았다. 금리 주기 연관 경제지수는 긴축이 시작된 후 12개월 동안 평균 4.7% 상승해 전년도의 평균 성장률 3.0%를 초과했다. 그러나 그 모멘텀은 1년 차가 끝나갈 무렵 둔화하기 시작했고 2년 차에는 평균 1.6%에 그쳤다.
긴축 속도도 매우 중요하다. 긴축이 시작되면 미국 경제는 2년 차에 성장이 완만해졌지만, 일반적으로 느린 긴축 사이클 때는 무시할 만했다. 하지만 빠른 사이클 때는 2년 차에 하락 폭이 컸다. (FOMC가 열릴 때마다 올리면 빠른 사이클, 그 외의 경우 느린 사이클로 간주) 우리는 2022년 4~5회 25bp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시장은 6회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후반 Fed는 대차대조표 감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빠른 긴축 사이클로 간주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경제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2022년 미국의 실질 GDP가 작년 5.5%(Q4/Q4 기준)에서 3.5~4.0%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Fed의 긴축 주기 12번 가운데 9번은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그리고 첫 번째 금리 인상 후 25개월 뒤(중앙값)에 침체가 시작됐다. 이 기록만 봐도 2022년이나 2023년에 침체는 없을 것이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비농업 고용은 긴축 1년 차에 증가세가 가속화됐다. 전년도의 1.8%에 비해 평균 3.1% 증가했다. 하지만 2년 차에는 평균 1.6%로 완화되었다. 정책과 효과 간에 시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실업률은 첫 금리 인상 이후 1년 동안 평균 0.7%포인트 하락했다. 1980~82년 더블딥 침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우에 하락했다. 평균 실업률은 긴축이 시작된 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상승 반전한다.
이를 보면 Fed의 이번 긴축 사이클이 올해 고용 성장을 둔화시키거나 실업률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더 빨리 타격받는 제조업, 부동산
긴축 주기는 전체 경제보다 제조업, 주택, 자동차 판매에 더 빨리 피해를 준다.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첫 번째 금리 인상 후 평균 2개월 동안 최고를 찍은 뒤 1년 차 2.5%, 2년 차 13.9% 하락했다. 또 주택 판매는 Fed의 긴축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금리 인상이 시작될 때 정점을 찍었고 1년 차 5.6%, 2년 차 3.1%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이 주택 수요를 크게 둔화시킬 위험이 있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는 1년 차에는 안정적이었지만 2년 차에는 4.9%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은 통상 하락
긴축 1년 차, 2년 차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는 완만하게 증가했다. 대부분은 하락했지만, 1967년과 1972년 및 1977년 사례에 의해 평균 인플레가 증가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율은 1982년 이후 가장 높으며 지난 12번의 긴축이 시작됐던 평균보다 높다. 그러나 팬데믹, 재정 부양책,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이바지한 많은 요인이 사라지거나 역전되고 있다.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는 징후가 있다. Fed의 긴축이 3월부터 시작되면 올해 인플레이션은 3.0~3.5%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