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윤석열 발언에 들끓자…'적폐청산도 민주당 전용인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집권 시 문재인 정권을 향해 '적폐 청산' 수사를 벌이겠다는 견해를 밝힌 후 당·정·청이 들끓고 있다.

친노·친문 진영 좌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9일 ‘이재명플러스’ 앱에 올린 ‘윤석열 후보는 또 누구를 모해하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려 하느냐’는 제목의 글에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정치 보복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청산한다고 한다"라면서 "기가 막힌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과 ‘국정농단’ 심판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고 검찰총장까지 고속 승진을 시켜준 사람이 윤 후보다. 만일 문재인 정부에 적폐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윤 후보에게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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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수사를 선언했다"라고 규정했다.

우 의원은 "윤 후보의 발언은 아주 오만방자하고 위험하다"라면서 "아직 국민의 선택도 받지 않은 후보가 마치 대통령이 확정이라도 된 양 공공연하게 현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을 선언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와 여당이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문제 될 게 없으면 불쾌할 일이 없다고도 했다. 뭔가 나올 때까지 수사해서 털겠다는 정치검찰 특유의 고약한 언동이다"라며 "이는 곧 문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명하신 우리 국민이 이런 위험한 인물에게 함부로 미래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매우 부적절하고 매우 불쾌하다"라면서 "아무리 선거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혼란스럽다. 민주당이 스스로 자신들의 적폐 수사가 정치보복임을 자인했다"라고 적으며 문재인 정권의 적폐 수사로 화살을 돌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적폐 청산' 발언에 반발하는 여권을 향해 "적폐 청산하겠다고 하면 기분이 가장 나빠할 사람들은 적폐들"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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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후보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선 "제가 문재인 정부 초기에 (수사)했던 게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보복한 것이었냐"며 "누가 누구를 보복하나. 그러면 자기네 정부 때 정권 초기에 한 것은 헌법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네들의 비리와 불법에 대해서 한 건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 발언 후 들끓는 당·정·청의 반응에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과거 문 대통령 첫 공약이 '적폐 청산 특별위원회' 신설이었다는 점이 재조명됐다. 네티즌들은 "민주당은 적폐 청산도 내로남불이다"라며 "적폐 청산도 민주당 전용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