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샤넬’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가브리엘 샤넬은 1883년 프랑스 남서부 소뮈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2세 때 어머니가 폐병으로 사망하자 샤넬과 어린 동생들은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맡겨지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보육원에서의 경험은 샤넬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곳에서 직업 교육으로 바느질을 배웠는데, 이때 배운 기술이 훗날 패션 사업을 펼치는 발판이 됐다. 보육원을 나온 샤넬은 의상실의 보조 재봉사로 일하다가 재봉 일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지자 밤무대에서 가수 활동을 했다. 당시 부른 노래 ‘코코리코’에서 코코를 따와 코코샤넬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됐다.

샤넬은 가수 시절 에드워드 카펠을 만났고 그의 후원을 받아 1910년 파리 캉봉가에서 샤넬 모드라는 모자 가게를 열었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점점 인기를 얻자 모자와 함께 여성 의류를 팔기 시작했다. 샤넬의 실용적이고 간결한 의상이 인기를 얻게 된 데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출하자 화려한 의류보다는 실용적인 옷이 인기를 끌었다.

일흔 넘어서까지 자신의 컬렉션을 준비할 정도로 재기에 몰두하던 샤넬은 고독과 싸우다 1971년 스위스 리츠호텔에서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생전에 ‘패션은 변하지만 스타일을 남는다’ ‘진정한 우아함의 본질은 단순함이다’ 등의 말을 남겼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