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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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7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약세를 보인 LG화학은 하루 만에 8% 반등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가 두 회사 주가를 움직였다. 반도체, 리오프닝 등 그동안 부진했던 종목에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업종 간 자금 이동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 회사가 상반된 실적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0일 LG에너지솔루션은 7.14% 내린 4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5.72%)에 이어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팔아치운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다. 외국인은 1549억원, 기관은 126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27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LG화학은 8.36% 오른 66만1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25억원, 23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에 쏠린 자금의 일부가 ‘저가 매수’를 위해 다른 업종으로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증권가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은 자금 이동을 가속화했다. 이날 낸드플래시 주요 생산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옥시아가 함께 운용하는 일본 공장 두 곳에서 재료 오염이 발생해 낸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가 0.94%, SK하이닉스는 2.78% 오르며 반등했다. 두 종목은 시가총액이 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자금 유출이 가장 많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롱쇼트(매수·매도 전략) 투자가 급증하면서 업종별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게임 업종이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2차전지 업체 CATL 주가가 급락한 것도 LG에너지솔루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CATL 주가는 장중 8% 급락했다. 금리 인상, 실적 피크 등 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시총 2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동반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발표가 반등의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이번 반등이 진정한 반등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몰렸던 공매도 물량이 회수(쇼트커버링)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