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천성일 작가 인터뷰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재미 없으면 아무것도 전달 안 돼" "예전엔 작품 얘기했는데 지금은 돈 얘기가 가장 많아 안타까워"
올해 첫 한국 영화 대작으로 설 연휴를 포함해 2주 동안 한국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이하 해적), 그리고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2일 연속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두 작품은 모두 드라마 '추노', 영화 '7급 공무원'으로 유명한 천성일 작가가 썼다.
한껏 고무될 법하지만 천 작가는 "소감이랄 게 없다"며 담담한 모습이다.
천 작가는 10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해적'이 박스오피스 1위라고는 하지만 관객 수가 너무 적어서 안쓰럽고 안타까운 생각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 학교는'이 잘 됐다고 즐거워하거나 기뻐하지를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오래전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일했고, 이제는 대세가 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성공적으로 합류했지만, 천 작가는 "창작자로서 일상이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찬양 일색인 국내외 상황에 대해서도 한 발짝 물러서 냉철하게 바라봤다.
"가장 체감하는 점은 아쉽게도 '돈'이에요.
예전에는 주변에서 '누가 무슨 작품을 한다더라', '누가 어디와 일을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누가 얼마를 받았다더라'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것 같아요.
시장이 커지니까 움직이는 자본도 커지고, 거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맞는 것 같은데 굉장히 안타깝죠. 세상을 다루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가 힘들어졌거든요.
내가 어느 파도에 휩쓸려가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는 "OTT 덕에 2시간짜리 영화, 16부작 드라마라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은 행운이고 행복한 일이고 '오징어 게임' 덕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진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양적 팽창을 경계했다.
"너무 많아요.
서비스되는 OTT에 다 가입하려면 가계 경제가 휘청일 정도고, 작품 수도 굉장히 많이 늘었고요.
한국 콘텐츠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양적 팽창만큼 질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늘 의문을 가지고 있어요.
기회가 많아졌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럴 때가 작가들에게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죠." 영화 제작사를 차려놓고 작가와 계약할 돈이 없어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글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고 영화사에 다니며 시나리오를 많이 읽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천 작가는 "매 작품에서 시간을 다루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처럼 나만의 '인장'이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며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같다"고 말했다.
"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한,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의미를 담은 이야기라도 재미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 않으면 아무 말도 전달이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뭘 하든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적'은 어떤 의미라기보다는, 너무 힘든 시기에 개봉을 하니 몸과 마음이 해방되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있었죠."
고려 왕실의 보물을 찾는 해적과 의적, 역적의 모험을 그린 '해적'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초현실적인 장면들을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로 실감나게 담아냈다.
천 작가는 "요즘 우리는 심해까지 다 알고 있지만, 그 시대 사람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였을지 알고 싶었다"며 "유럽에서 책을 구해 당시 해도와 고지도를 조사했다"고 했다.
"특이했던 고지도는 먼바다로 갈수록 괴물들이 사는 걸로 그려놨더라고요.
정말 가면 안 되는 곳이거나 그만큼 멀리 못 가니까 못 가는 이유를 달아놨나 싶었죠. 뉴질랜드 근처 태평양이었던 것 같은데 용이 불을 뿜고 있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고, 이게 영화에 담겼죠." 천 작가는 '해적'은 욕망과 안주에 대한 이야기, '지우학'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우학'은 시즌 2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최대한 못 들은 척하고 있다"며 "굉장히 재미있는 코믹물을 하나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화 장르에서 2시간 동안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게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거보다 더 힘든 건 2시간 동안 사람을 웃게 만드는 거고요.
사실 저는 코미디 작품 쓰는 게 제일 힘들고 하고 싶지 않은 장르예요.
최근 '좋좋소'(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소기업')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돈 룩 업'보다 더 현실적인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했어요.
기존 영화나 드라마 업계의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웃음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 그는 대표작이기도 한 드라마 '추노'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사극 '탁류'를 준비 중이다.
천 작가는 "조선 시대 나루터에서 일하는 하역 노동자가 전국구 조직 폭력배가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무래도 제일 자신 있는 장르는 사극"이라며 "드라마는 영화보다 장르나 표현 수위, 디테일에 제약이 많은데, 사극은 그런 제약이 현대극보다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사극을 쓰면서 왕실을 다뤄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길바닥 작가답게 늘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다만 사서에 나와 있는 건 정확하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교환이 출연한 '만약에 우리'와 '신의 악단' 등의 작품이 만들어 줬기 때문에 뒤에 개봉하는 영화들도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영화가 각자 가지고 있는 미덕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혼자 꽃을 피울 수 없다고 봐요. 모든 건 변하고 영화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아직 볼만한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의무가 있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설 연휴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 '휴민트'의 주연 조인성이 꺼낸 말이다. 한국 영화 위기론이 공공연히 오르내리던 상황에서, 긴 침체의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흐름을 바꾼 신호탄이 조인성의 말처럼 '만약에 우리'가 입소문을 타며 25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대규모 블록버스터가 아닌 감정 중심 드라마가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극장은 여전히 유효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다시 증명했다.설 연휴 극장가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2파전이 될 전망이다. 분위기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일 박스오피스 1위는 8만3000여 명을 동원해 매출액 점유율 35.9%를 기록한 '왕과 사는 남자'가 차지했다. 지난 4일 개봉한 이 작품의 누적 관객 수는 136만5000여 명이다. '휴민트'는 8만1000여 명을 모아 매출액 점유율 35.5%를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두 작품의 예매율은 엎치락뒤치락 하며, 차는 사실상 오차 범위에 가깝다.가장 먼저 시동을 건 작품은 '왕과 사는 남자'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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