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곡물·에너지·금융 글로벌 시장 출렁…코로나에 타격 받은 지구촌 경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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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미국-러시아-유럽-세계가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망가진 세계 경제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에너지 위기는 더 심각합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천연가스를 주 에너지로 씁니다. 유럽 전체 수요량의 약 35%를 러시아가 공급하고 있죠. 문제는 가스 공급관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어간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 유럽은 추위에 떨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전쟁 속에서 잘못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지난 2일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16%나 급등했던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같은 이유로 37.6% 오른 적도 있어요.
석유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158.9L)당 92.31달러에 거래됐어요.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어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세계 경제는 발작합니다.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죠.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른다는 뜻이죠.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생산비용이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나타납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데 투자 시장이 안전할 리 없지요. 안전자산을 찾으려 자금이 이동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지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는 사이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분쟁을 일으킨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어요.
로버트 케이건이 쓴 《밀림의 귀환: The Jungle Grows Back》이라는 책은 미국이 세계 경찰, 세계 정원사 역할을 포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2차 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 주도의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에서 전례 없는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고 설명합니다. 평온한 정원이었다는 겁니다. 정원사가 사라지면 정원은 밀림이 되고 밀림에는 2차 세계대전 이전처럼 국가 간 약탈이 일어난다는 거죠. 미국 국민은 미국이 세계 경찰과 정원사 역할을 하는 데 세금을 쓰는 것에 반대합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개입도 말뿐일 거라고 보는 시각은 그래서 나옵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약세를 간파했다는 거죠. 우크라이나발 경제위기가 현실화될까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생산량과 수출 규모를 검색해보자.
3. 떠오르는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에 도전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토론해보자.
곡물·에너지·금융시장이 심상찮다
우크라이나 흑토(黑土)지대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북미 프레리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립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곡식이 잘 자랄 정도로 비옥하죠. 러시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와 함께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에 들어가는 이유죠. 보리 옥수수 생산 세계 4위, 밀 생산 세계 6위를 자랑합니다. 이런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태에 빠진다?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죠. 이미 징후는 나타났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사태 이후 최고인 135.7(100을 기준)을 찍었습니다.에너지 위기는 더 심각합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천연가스를 주 에너지로 씁니다. 유럽 전체 수요량의 약 35%를 러시아가 공급하고 있죠. 문제는 가스 공급관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어간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 유럽은 추위에 떨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전쟁 속에서 잘못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지난 2일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16%나 급등했던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같은 이유로 37.6% 오른 적도 있어요.
석유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158.9L)당 92.31달러에 거래됐어요.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어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세계 경제는 발작합니다.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죠.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른다는 뜻이죠.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생산비용이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나타납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데 투자 시장이 안전할 리 없지요. 안전자산을 찾으려 자금이 이동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지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는 사이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분쟁을 일으킨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어요.
투키디데스 함정과 밀림 귀환론
이번 기회에 ‘투키디데스 함정’과 ‘밀림 귀환론’을 국제 정치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떠오르는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에 도전하면 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푸틴 체제에서 경제 체력을 쌓아 왔습니다.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을 크게 줄이고 유로화, 엔화 비중을 늘렸습니다. 러시아의 달러 비중은 16%에 불과합니다. 수입품을 국산화했고 금 보유량도 꾸준히 늘렸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경제 근육’을 과시하는 중입니다. 남중국해 영해권을 주장하고, 대만을 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것도 경제력에서 나오죠.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책 《불가피한 전쟁: Destined for War》에 ‘투키디데스 함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로버트 케이건이 쓴 《밀림의 귀환: The Jungle Grows Back》이라는 책은 미국이 세계 경찰, 세계 정원사 역할을 포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2차 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 주도의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에서 전례 없는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고 설명합니다. 평온한 정원이었다는 겁니다. 정원사가 사라지면 정원은 밀림이 되고 밀림에는 2차 세계대전 이전처럼 국가 간 약탈이 일어난다는 거죠. 미국 국민은 미국이 세계 경찰과 정원사 역할을 하는 데 세금을 쓰는 것에 반대합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개입도 말뿐일 거라고 보는 시각은 그래서 나옵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약세를 간파했다는 거죠. 우크라이나발 경제위기가 현실화될까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1.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천연가스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찾아보자.2.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생산량과 수출 규모를 검색해보자.
3. 떠오르는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에 도전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토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