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살에 중학교 졸업장 안은 강금순씨 "고교 진학 설레고 두렵다"
"3년간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어요.

고등학교 진학은 설레고 두렵지만,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여든 평생을 무학(無學)으로 살아온 강금순(84·거창군)씨는 11일 경남 거창군청에서 열린 '2022년 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졸업식'에서 중학교 학력 인정서를 받으며 차분히 말했다.

그는 2019년 '문해교육 프로그램 중학교 과정'을 시작으로 이날 3년 만에 중학교 졸업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았다.

강 씨가 수여한 프로그램은 경남교육청에서 지정한 도내 최초 '중학교 학력 인정' 문해교육 과정이다.

최고령 이수자인 강 씨는 50∼80대 연령의 동기와 함께 경남도립거창대학 평생교육원에서 한글·한문·영어 등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부터 중학교 과정의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을 배웠다.

강 씨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담은 소설을 읽고 공부하면서 제 어린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다"며 교육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함께해 준 교사의 격려와 동기가 있어 무사히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 씨는 동기와 함께 거창 아림고등학교에 진학해 손자·손녀 또래 학생과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84살에 중학교 졸업장 안은 강금순씨 "고교 진학 설레고 두렵다"
이날 강 씨처럼 학력 인정을 받은 만학도는 총 28명(초등 15명, 중학 13명)이다.

졸업식에 참석한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인정서를 건네며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며 "여러분께서 보여준 배움에 대한 열정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과 감동을 기억될 것이다"고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