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日 근대 역사관 정립한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
“‘어째서 일본인은 이렇게 바보가 된 걸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옛날 일들을 잘 몰랐습니다. 문헌과 자료를 읽으면서 쓴 소설은 스물두 살 때의 자신에게 부친 편지였습니다.”

일본의 국민 작가로 꼽히는 시바 료타로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한 말이다. 방대한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 속 인물들을 재조명한 그의 소설들은 오늘날 일본인의 역사관을 이루는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시바는 1923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 학도병으로 징집돼 겪은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은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 종전 후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중 1956년 《페르시아의 환술사》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일본의 개혁 운동가 사카모토 료마의 일대기를 다룬 《료마가 간다》가 꼽힌다.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일본 역사학계의 재평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지 유신부터 러·일전쟁 시기까지 일본의 근대화를 다룬 《언덕 위의 구름》 역시 역작으로 꼽힌다. 시바는 1996년 2월 12일 동맥류 파열로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