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3년 만에 로스쿨 출신 고등법원 판사들이 탄생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로스쿨 출신 판사 11명을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했다. 변호사시험 1회 출신인 김범진·장태영·이승엽·김선희·정예지·강영희·정기종·김우진·한지윤 판사와 2회 출신인 구경모·차기현 판사가 고등법원 판사로 근무한다.

이들은 대부분 고등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역량을 쌓았다. 로스쿨 출신이 고등법원에 입성한 것은 2009년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임용된 판사들은 서울고법과 대구·부산·광주고법, 특허법원에 배치됐다. 각 지방 고법에서 1심 합의부로부터 올라온 사건의 항소심을 맡아 사회적으로 주목도가 높거나 복잡한 민형사 사건 등을 주로 처리할 예정이다.

항소심에서는 사건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때문에 법관의 면밀한 증거조사와 심리 역량이 요구된다. 고등법원으로 분류되는 특허법원에선 특허 분쟁 관련 소송을 담당하게 된다.

법조계에선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10년 넘게 경력을 쌓으면서 고등법원에서도 주요 업무를 맡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