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협상 지원하겠다더니 '나 몰라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물심양면 돕겠다던 광주 서구가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11일 광주 서구와 피해 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전날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하고 서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추모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사고 현장 주변에 합동분향소를 차렸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서구는 "가해자인 HDC 현대산업개발에서 직접 해야 할 일"이라며 나서지 않았다.
대신 현산 측에 "유가족이 합동분향소 설치를 원하고 있으니 협의해보라"는 말만 전할 뿐이었다.
합동분향소가 달가울 리 없는 현산 측은 실무협의를 하겠다며 유가족 측을 만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 당시 관할 지자체인 동구가 적극적으로 시민 추모 공간을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한 유가족 측은 이날 오후 서구청을 항의 방문해 "현산 측이 아닌 서구청이 직접 주관해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에서야 서구는 합동분향소 설치 절차에 돌입했다.
합동분향소는 이르면 12일 오전부터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는 이 문제뿐만 아니라 현산 측과 유가족의 보상 협상에도 뒷짐만 지고 있다.
유가족 측은 매몰된 피해자 수습을 모두 마친 이후 현산 측 관계자와 매일 만나고 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호 붕괴피해 가족협의회 대표는 "책임을 지겠다는 현산은 어이없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구조작전에 소극적이고 무책임하던 것과 같이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가족들은 역량을 총동원해 무책임한 현산의 행태를 알릴 것"이라며 "그에 동조하거나 방관하는 정치인들, 이 사회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 청장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장례 절차를 유가족분들과 협의하면서 소홀함 없도록 준비하겠다"며 "피해보상과 관련해서도 가족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