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가면 (김)은정 언니에게 회랑 막국수 사라고 해야죠!"
컬링 여자 국가대표 '팀 킴'(강릉시청)은 11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리그 2차전에서 영국을 9-7로 꺾고 두 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역전에 재역전이 이어진 명승부였다.

'안경 선배' 스킵 김은정이 시트를 들었다 놨다.

김은정은 이날 여러 차례 실수했다.

3득점이 가능해 보였던 2엔드, 김은정이 마지막으로 던진 스톤이 영국이 아닌 팀 킴의 스톤을 때려 영국에 선취점을 내줬다.
팀 킴이 5-6으로 뒤지던 8엔드에는 마지막 스톤을 던질 때 손을 늦게 떼는 실수를 저질렀다.

빨갛게 그어진 선인 '호그라인'을 넘어 스톤을 던지는 파울을 범해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호그라인 파울은 국제대회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승리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샷도 김은정의 손끝에서 나왔다.

3엔드 상대 수비 스톤을 스치듯이 지나가는 절묘한 샷으로 첫 역전의 발판을 놨다.

9엔드에는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스톤을 내던져 승리를 예감케 하는 4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팀 킴은 4년 전 은메달을 따냈던 평창 대회 때처럼, 실수한 동료를 보듬고 서로를 북돋우며 승리를 합작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리드 김선영은 "호그라인 파울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너무 집중하면 그럴 수 있다"면서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는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임명섭 대표팀 감독은 "은정이가 이제 맛있는 것을 살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웃으며 귀띔했다.

언젠가 김은정이 "호그라인 파울을 범하면 맛있는 것 쏘겠다"고 큰소리쳤다고 한다.
뭘 사달라고 할 것이냐고 묻자 김선영과 서드 김경애는 "강릉에서 우리가 늘 먹는 회와 막국수를 사달라고 하겠다"며 웃었다.

팀 킴은 12일 오전 10시 5분(한국시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김경애는 "캐나다와 1차전(7-12 패) 때는 집중력이 떨어졌고 경기장 적응도 덜 됐던 것 같다"면서 "이제 첫 승리를 거둔 만큼 다음 경기는 더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