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2차 TV토론’에서 사법고시 부활을 두고 충돌했다. 이 후보가 공정성을 내세우며 사시 일부 부활을 주장하자 윤 후보는 “(사시를) 부활해도 취업이 안 된다”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기회의 문을 넓혀야 한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로스쿨을 나오지 않으면 변호사가 될 기회도 없다”며 “일부만이라도 사시를 부활시키면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별도의 시험을 부활시키면 전문 자격증을 따더라도 일하기가 어렵다”며 “야간 로스쿨 혹은 생업 종사자에 대한 특별전형, 장학금 확대 등 기회의 문을 넓히는 것이 사시 부활보다 효과적”이라고 했다.

사시 부활은 2030세대의 관심사 중 하나다. 고액 등록금 등으로 로스쿨이 특권층 전유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사시 부활을, 윤 후보는 현행 로스쿨 제도 내에서 등록금 지원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청년층 주거 문제도 이슈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내놓은 청년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청년주택 구입 시 LTV를 90%까지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10억원짜리 아파트 구매 시 9억원을 대출해 준다는 이야기”라며 “30년 동안 원리금 상환으로만 월 250만원을 내야 하는데 연봉 1억원 이상 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조성 원가와 건축 원가의 반값에 아파트를 공급한 뒤 “분양가 절반 시세의 90%를 지원해 주는 것”이라며 “20평짜리 아파트는 2억~3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에 심 후보는 “수도권 어느 지역 아파트가 2억~3억원이냐”고 되물었고 이 후보는 “경기 김포”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집값이 떨어지면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갈 수 있다”며 “갚기 어려운 수준의 돈을 빌려주는 약탈적 대출은 청년을 투기판에 내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서울이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근처 신도시에 청년주택을 지어 공급할 것”이라며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도 대도시 주변에 많게는 95%까지 LTV를 올려 대출해 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고 반박했다.

공기업 노동이사제를 두고도 대선 후보들은 공방을 펼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노동이사제에 대해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공기업 개혁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강성 노동조합의 기득권, 특권, 반칙을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심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노동이사제에 강력히 반대하는 데 잘 이해할 수 없다”며 “오너들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가 아니라 이해당사자가 경영에 참가하는 노동이사제가 공공부문만이 아닌 민간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 안 후보가 포스코에서 사외이사를 하면서 고액을 받았지만 반대는 세 건뿐”이라고 공격했다. 안 후보는 “포스코 이사회는 안건을 이사들이 먼저 보고 미리 의사 결정을 하는 시스템이라 부결될 것은 의결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