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그린 인플레이션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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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 jeongky@unicef.or.kr
![[한경에세이] 그린 인플레이션의 공포](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7.14213014.1.jpg)
실제로 넷 제로 2050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상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 제로’는 시행 초기 단계에서부터 벌써 국민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탄소 감축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그린 인플레이션(green inflation)’의 공포가 전 세계를 짓누르고 있다. 이미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에 소요되는 소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에는 니켈 35㎏, 코발트 20㎏, 리튬 8㎏ 등 많은 광물이 소요되는데, 니켈과 코발트는 지난 1년간 각각 34%, 57%나 폭등했다. 소재 생산과 부존도 중국, 호주, 칠레 등 소수 국가에 편중돼 있어 공급 안정성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예를 들어 코발트는 전체의 약 70%가 콩고에 매장돼 있으며, 여타 광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코로나가 진정된다고 해도 녹색 인플레이션의 공포는 누그러뜨릴 수 없다. 특히 한국과 동아시아처럼 중화학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더욱 심각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RE 100의 이상은 높지만, 현실과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