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공포 속 20% 이상 하락에도 "혁신기업에만 투자"
'돈나무 언니', 새해 급락장에도 성장주 5천억원 더 샀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새해 들어 급락 중인 혁신 성장주들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회사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ARKK)은 지난 2주 동안 메타버스 게임플랫폼인 로블록스, 모바일 결제업체 블록(옛 스퀘어),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등 고성장주를 4억달러(약 4천798억원) 이상 매수했다.

로블록스, 블록, 로빈후드는 모두 올해 들어 6주 동안 최소 25% 이상 급락한 종목들이다.

이들뿐 아니라 ARKK를 구성하는 전체 종목의 절반 이상이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한 상태라고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전했다.

이에 따라 ARKK는 올해 24% 하락해 벌써 지난해 연간 하락률에 맞먹는 손실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드 CEO는 '세상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혁신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한 셈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우드 CEO의 이런 전략은 아크인베스트먼트 투자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어마어마한 수익을 안겼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하고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아크인베스트먼트의 펀드들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고 부채 비율이 높은 신생 기술기업들이 더욱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드 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혁신에 대해 외부인들과는 매우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면서 미 국채 금리의 3%대 도달은 자신이 선호하는 '슈퍼 성장주'보다 성숙기에 접어든 성장주에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상황을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에 비유하기도 했다.

당시 주가가 폭락했으나 이후 매년 두 자릿수대 매출 성장을 거둔 아마존을 가리켜 "여러분이 그때 그 주식을 샀다면 경이로운 이익을 거뒀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진정한 신생 성장(기업)과 관련해 그때와 똑같은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우드 CEO에 동조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ARKK는 지난 10일 3억달러를 포함해 일주일간 3억5천80만달러(약 4천208억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팩트셋은 집계했다.

반면 ARKK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16%로 지난달 최고치 17.3%에서 다소 내려왔으나, 여전히 예년보다 훨씬 높은 상태다.

ARKK 실적을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인 '터틀캐피털 쇼트 이노베이션' ETF도 올해 들어 거의 2억 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올해 들어 24% 상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