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하나은행이 ‘탄소중립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오른쪽)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 /한국전력공사 제공
한국전력공사와 하나은행이 ‘탄소중립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오른쪽)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 /한국전력공사 제공
한국전력은 친환경 에너지 확산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변환’에 의한 에너지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 새로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체계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조직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한전은 우선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 사업자,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직접 참여도 추진 중이다.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개발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배전계통 수용능력 확대도 한전이 힘을 쏟는 분야다. 신안(1.5GW), 전북 서남권(400㎿), 한림(100㎿) 등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한전이 주도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 한전의 적극적인 투자와 활동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선정한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으로 4년 연속 선정됐다. CDP는 주요 상장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감축 노력 등을 평가해 금융기관에 투명하게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이다. 2019년에는 세계 8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해 관련 정보를 공개했고, 한국전력은 4년 연속 수상을 통해 지속적인 탄소경영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탄소경영 우수기업으로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탄소정보 공개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6월 한국전력은 국내 기업 최초로 2년 연속 5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력 그린본드는 10배 넘는 높은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국내 글로벌 달러채권 5년물 중 역대 최저금리를 달성했다. 한전은 그린본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신재생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신재생 연계설비 확충, 에너지효율화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2019년 10월에 이어 2020년 11월에도 한국전력은 국내 에너지기업 최초로 2년 연속 2000억원 규모 원화 ESG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한전은 에너지밸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에너지 분야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고 미래 에너지산업 성장 거점을 키우기 위해서다. 2020년 기준 한국전력이 에너지밸리에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기업은 총 501개로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 2조1596억원, 고용효과는 1만1158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전은 2025년까지 에너지밸리의 2단계 질적 성장을 추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상호 협력해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2005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것도 ESG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0년부터 ESG 분야별 경영활동을 핵심 주제로 선정하고, ESG 관점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재편했다.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확대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지 및 LNG 발전으로의 전환 계획 등을 담았다. 또 세계가 당면한 큰 위협인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 중단 선언,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의 해외사업 개발 방향 전환 계획도 포함했다.

윤리준법경영 추진 동력 강화를 목적으로 2019년 상임이사 5명과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 윤리준법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조치다.

저탄소·친환경 해외사업 개발도 한전이 힘을 쏟는 분야다.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의 경우 향후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2020년 10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주도하는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네 건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가운데 인도네시아 자바 9&10, 베트남 붕앙2 사업은 상대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계속 추진하고, 나머지 2건은 LNG 발전으로 전환하거나 중단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