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100%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단일화는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100% 조건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단일화는 성립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본부장은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방식은 우리가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의힘에서 쓰는 방식"이라며 "지난번 서울시장 단일후보 경선 때에도 그쪽(국민의힘)에서 원하던 방식을 저희가 수용해 준 것이고, 그렇게 안 후보가 오세훈 후보한테 졌다. 그러니까 안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역선택'을 우려하는 것과 관련해 "자꾸 역선택을 이야기하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게 국민의힘의 방식"이라며 "그 방식에 의해 안 후보는 졌고, 윤석열 후보도 대선후보가 됐고, 이준석 대표도 당대표가 된 것이다. 자기들 방식대로 하자는데, 거기에 대해 다른 포구를 단다는 게 상식에 맞나"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단일화를 제안한 배경과 관련해선 "안 후보가 완주를 선언해도 '단일화 언제 할 거냐'고 게속 물어보니까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정면 돌파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거기에 응하면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단일화 결론을 내는 것이고, 이를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를 원래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단일화를 언급하니까 카드를 던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 후보는 언젠가 단일화를 하겠지' 이런 프레임에 가둬버리는 것이다. 그게 결국 안 후보의 확장성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공식적으로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다리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아직 확고한 입장정리는 안 된 것 같다"며 "어쨌든 안 후보가 제안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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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야권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개혁과제를 수행해 나가려면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신뢰 속에 압도적 승리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며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정부의 국정비전과 혁신비전을 국민 앞에 공동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승리 후 차기 정부가 성공적인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며 함께 노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이같은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후보 간 담판 형식이 아닌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라며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여기서 이게 안 되면 어떻게 되고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없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라며 "이제 국민의힘이 답할 차례다. 저는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