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소재 키움파이낸스스퀘어.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소재 키움파이낸스스퀘어. 사진=연합뉴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미국 초대형 운용사를 비롯해 거래소와 지수 산출사 등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산업의 이해 관계자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ETF 산업' ETF가 출시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달 말께 한국거래소에 '키움 코세프(KOSEF) STOXX 미국 ETF 산업' ETF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일정에 따라 시기가 조율될 수는 있지만 늦어도 오는 4월 말께에는 상장할 계획이다.

키움운용 한 관계자는 "ETF 생태계의 구성 요소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첫 사례"라며 "이번 달 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한 뒤 정식 신청서는 4월 중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키움 코세프(KOSEF) STOXX 미국 ETF 산업'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ETF 운용사와 거래소, ETF 투자 관련 사업자, 지수·데이터 서비스 제공업자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벤치마크 지수는 'STOXX USA ETF INDUSTRY INDEX'다.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 스톡스(STOXX)사의 모회사인 '퀀티고'(Qontigo)와 키움운용이 공동 개발한 지수다.

이 지수의 구성종목을 선정하는 절차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미국 시장에서 ETF 산업과 관련된 자산운용사, 투자서비스, 금융데이터제공업, 소프트웨어, 다각화 금융 분류에 속하는 종목들을 선별한다. 이들 종목 중에서 ETF 관련 매출의 비중이 50% 이상인 곳을 고른 뒤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20개 종목을 지수에 편입하는 식이다.

작년 말 기준 'STOXX USA ETF INDUSTRY INDEX'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와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S&P 글로벌', 온라인 최대 증권사인 '찰스 슈왑' 등이 10% 넘는 비중으로 편입돼 있다. 그 밖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세계 최초 선물거래소로 알려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등도 높은 비중으로 담았다.
작년 11월 말 기준 설정 지역별 ETF 시장 규모. 자료=키움증권
작년 11월 말 기준 설정 지역별 ETF 시장 규모. 자료=키움증권
글로벌 ETF 시장의 총 자산은 작년 11월 말 9조5000억달러(약 1경1394조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약 73%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은 운용 자산(AUM) 규모가 7조달러(8393조원)까지 확대됐다. 상품 수 기준으로는 전 세계 상장된 8600여개 ETF 중 2800여개가 미국에서 상장됐다. 키움운용이 미국 ETF 시장에 주목한 것도 독보적으로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키움운용은 '키움 KOSEF STOXX 미국 ETF 산업'이 증시 상황과 관계 없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된 구성종목인 거래소의 경우 수익모델이 곧 거래량인 만큼 시장 하락에도 수혜를 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위축되면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경우 거래소의 수익성이 증가한다는 논리다.

키움운용 한 임원은 "최근 국내외에서 테마형 ETF들이 반짝 인기를 끌었다 결국 기억에서 잊혀지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느냐"며 "테마형 ETF가 닿을 수 없는 영역에 대해 고민했다. ETF는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단순히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뿐 아니라 지수사와 거래사 등의 사업이 동시 성장하는 생태계로 작동한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것을 수년간 지켜봤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관련 상품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