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지침 초안 발표…올리패스·비보존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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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수렴 뒤 최종 가이드라인 확정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비마약성 급성 진통제에 대한 개발 지침(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했다.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 중인 올리패스, 비보존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비마약성 진통제에 초점을 맞춘 FDA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는 일반적인 진통제나 마약성진통제(오피오이드) 개발 가이드라인에서 일부 언급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FDA는 오피오이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개발의 가이드라인 초안을 내놨다.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한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내용이다. FDA는 오는 4월 11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사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미국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시급하고 FDA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비보존은 현재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인 오피란제린(WZ-149)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임시 중단된 미국 3상도 올해 재개를 준비 중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급성 진통제 개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내용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오피오이드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오피오이드 투여횟수 감소와 함께 오피오이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감소하는 것까지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많은 환자에서 오피로이드 사용이 줄어들거나, 퇴원 후에 오피오이드를 처방받지 않아도 되는 점을 증명하면 부작용 감소는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비보존은 이번 FDA의 가이드라인과 재개를 준비 중인 임상 3상의 계획을 면밀히 비교할 방침이다. 가능한 선에서 가이드라인을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권고 사안인 만큼 다시 임상을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봤다.
올리패스는 현재 비마약성 진통제인 ‘OLP-1002’에 대한 호주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임상 2a상은 하반기 신청 및 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올리패스는 만성 통증에 대해 임상을 진행 중이기에 이번 지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급성통증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때 확신을 가지고 개발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래 올리패스 부사장은 “OLP-1002는 만성통증에 대해 먼저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용도를 한정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급성통증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경우 향후 발표될 최종 지침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안에 따르면 급성 통증은 외상이나 수술 등 특정 형태의 조직 손상에 반응해 최대 30일 동안 지속되는 통증이다. 초안에는 ‘일반적인 급성 통증’ 적응증을 얻기 위한 조건 및 임상 설계에 있어 유의할 점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적응증이 일반적인 급성 통증이면, 특정 급성 통증보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급성 통증을 적응증으로 얻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각기 다른 급성 통증에 대한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임상 설계에 관한 지침도 제시됐다. 비마약성 진통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우월성 시험(superiority trials)이 필요하다. 우월성 시험은 대조군 혹은 다른 약물보다 우월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진통제 혹은 위약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는 두 제품 모두 효과가 없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설계에는 구조약물(rescue medication)을 미리 지정해야 한다. 통증 상태에 따라 구조약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포함될 수 있다. 적절한 통증 완화를 위해 마약성진통제가 구조약물로 고려될 수 있다.
통증 강도의 변화 등 비마약성 진통제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변수는 피험자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직접 평가해야 한다. 특히 지침은 피험자가 회상이 아닌 평가 당시의 통증을 평가할 것을 권했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숫자 등급의 척도는 적절하다고 했다. 다만 통증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측정하는 ‘통증 완화’를 척도로 활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를 판단하는 ‘통증강도’가 척도로서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통증 경험과 부작용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통증 경험을 회상하는 환자의 능력에 의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효능 분석은 약물 효과의 지속 시간을 포함한다. 2차 평가지표는 1차 평가지표를 보조하며 비마약성 진통제로서 특성화하기 위해 중요하다. 통증 완화 시작까지의 시간 혹은 연구 약물에 대한 재투여 요청 시간 등이 2차 지표에 포함될 수 있다. 구조약물 사용에 대한 평가, 신체 기능, 통증 변화에 대한 환자의 전체적인 느낌(impression) 등도 2차 지표로 고려할 수 있다.
FDA는 통증 완화가 시작되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번째 초시계 방법(two stopwatch method)’ 방식을 수용했다. 환자가 진통 효과를 인지했을 때 스톱워치를 눌러 시간을 기록하고, 유의미한 진통을 인지했을 때 다시 두 번째 스톱워치를 누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증 완화에 대한 의미 있는 중간 시간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맥주사 제형 등 빠른 진통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FDA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은 신속검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을 권했다. 패스트트랙(Fast track)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우선심사(priority review) 가속심사(accelerated approval) 등이다.
박인혁 기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비마약성 진통제에 초점을 맞춘 FDA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는 일반적인 진통제나 마약성진통제(오피오이드) 개발 가이드라인에서 일부 언급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FDA는 오피오이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개발의 가이드라인 초안을 내놨다.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한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내용이다. FDA는 오는 4월 11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사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미국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시급하고 FDA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비보존은 현재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인 오피란제린(WZ-149)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임시 중단된 미국 3상도 올해 재개를 준비 중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급성 진통제 개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내용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오피오이드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오피오이드 투여횟수 감소와 함께 오피오이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감소하는 것까지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많은 환자에서 오피로이드 사용이 줄어들거나, 퇴원 후에 오피오이드를 처방받지 않아도 되는 점을 증명하면 부작용 감소는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비보존은 이번 FDA의 가이드라인과 재개를 준비 중인 임상 3상의 계획을 면밀히 비교할 방침이다. 가능한 선에서 가이드라인을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권고 사안인 만큼 다시 임상을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봤다.
올리패스는 현재 비마약성 진통제인 ‘OLP-1002’에 대한 호주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임상 2a상은 하반기 신청 및 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올리패스는 만성 통증에 대해 임상을 진행 중이기에 이번 지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급성통증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때 확신을 가지고 개발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래 올리패스 부사장은 “OLP-1002는 만성통증에 대해 먼저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용도를 한정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급성통증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경우 향후 발표될 최종 지침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급성통증' 표기하려면 최소 2개 급성통증 임상 진행해야
비보존 및 올리패스에 따르면 이번 지침에서 기존에 없던 특별한 내용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다만 FDA에 의해 명확한 기준이 제시된 만큼 진통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초안에 따르면 급성 통증은 외상이나 수술 등 특정 형태의 조직 손상에 반응해 최대 30일 동안 지속되는 통증이다. 초안에는 ‘일반적인 급성 통증’ 적응증을 얻기 위한 조건 및 임상 설계에 있어 유의할 점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적응증이 일반적인 급성 통증이면, 특정 급성 통증보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급성 통증을 적응증으로 얻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각기 다른 급성 통증에 대한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임상 설계에 관한 지침도 제시됐다. 비마약성 진통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우월성 시험(superiority trials)이 필요하다. 우월성 시험은 대조군 혹은 다른 약물보다 우월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진통제 혹은 위약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는 두 제품 모두 효과가 없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설계에는 구조약물(rescue medication)을 미리 지정해야 한다. 통증 상태에 따라 구조약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포함될 수 있다. 적절한 통증 완화를 위해 마약성진통제가 구조약물로 고려될 수 있다.
1차 지표는 통증 강도 평가…통증 시 즉시 평가
지침에 따르면 급성 통증 진통제의 효능을 측정하기 위한 일반적인 1차 평가 지표는 통증 강도의 평가다.통증 강도의 변화 등 비마약성 진통제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변수는 피험자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직접 평가해야 한다. 특히 지침은 피험자가 회상이 아닌 평가 당시의 통증을 평가할 것을 권했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숫자 등급의 척도는 적절하다고 했다. 다만 통증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측정하는 ‘통증 완화’를 척도로 활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를 판단하는 ‘통증강도’가 척도로서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통증 경험과 부작용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통증 경험을 회상하는 환자의 능력에 의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효능 분석은 약물 효과의 지속 시간을 포함한다. 2차 평가지표는 1차 평가지표를 보조하며 비마약성 진통제로서 특성화하기 위해 중요하다. 통증 완화 시작까지의 시간 혹은 연구 약물에 대한 재투여 요청 시간 등이 2차 지표에 포함될 수 있다. 구조약물 사용에 대한 평가, 신체 기능, 통증 변화에 대한 환자의 전체적인 느낌(impression) 등도 2차 지표로 고려할 수 있다.
FDA는 통증 완화가 시작되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번째 초시계 방법(two stopwatch method)’ 방식을 수용했다. 환자가 진통 효과를 인지했을 때 스톱워치를 눌러 시간을 기록하고, 유의미한 진통을 인지했을 때 다시 두 번째 스톱워치를 누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증 완화에 대한 의미 있는 중간 시간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맥주사 제형 등 빠른 진통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FDA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은 신속검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을 권했다. 패스트트랙(Fast track)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우선심사(priority review) 가속심사(accelerated approval) 등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