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대 편의점 커피 찾는 소비자들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잇따라 커피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으로 가고 있다. 편의점 자체 브랜드 커피는 대부분 1000원~2000원대 가격으로 시중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50~80%가량 싸하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도 괜찮은 편이다. 편의점들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커피머신을 들여놓으며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상당수 카페들이 영업 제한시간인 오후 9시에 대부분 문을 닫는 점도 편의점 커피를 찾게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000원짜리 편의점 커피들 판매액 '쑥'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커피의 판매액이 계속 늘고 있다. 편의점 CU의 자체상품(PB) '겟(GET)커피'는 지난해 판매액이 전년(2020년)보다 20% 증가했다. 올해는 소비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GET커피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1200원(작은 사이즈 기준)이다. CU 전체 상품 가운데서도 판매량이 세 번째로 많다.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선 지난해 판매 순위(양 기준) 1위가 커피였다. 자체상품인 카페25는 지난해 총 1억9000만잔을 팔았다. 평균적으로 전 국민이 4잔 가까이 마신 셈이 된다. 전년(1억5700만잔)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이 곳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1200~1700원이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도 작년한 해 동안 판매한 커피가 8500만잔으로 전년(7800만잔) 대비 8.9% 증가했다. 편의점 커피를 찾는 이유는 최우선 요인은 가격이다. 1000원에서 2500원 사이 값을 지불하면 커피를 사먹을 수 있어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 가격의 채 반값도 안 된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한 잔(톨 사이즈 기준)은 4500원으로 편의점 커피와 비교하면 최대 4배 가까이 비싸다.
영업제한 조치로 커피 고객 편의점으로
카페 영업시간이 단축된 점도 편의점 커피 수요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의해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돼 있다. 오후 9시 이후엔 포장(테이크아웃)이나 배달은 가능하지만 대부분 카페들이 영업제한 시간에 맞춰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한 금융권 직장인 한모 씨(36)는 “밤에 늦게 퇴근한 후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데 대부분 카페가 영업을 하지 않아 아쉬워하자 직장 동료가 편의점 커피를 추천해줬다”며 “마셔보니 가격 대비 맛이 나쁘지 않아 대안으로 편의점 커피를 찾을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에선 늘어난 커피 고객을 장기적으로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편의점들이 품질 개선에 힘쓰는 이유다.
GS25는 스위스 유라(JURA)사 커피머신을 전국에 1만2000여 가맹점에서 운영 중이다. 대당 1300만원 정도하는 고급 머신이지만 커피 맛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 이마트24도 대당 1000만원짜리 이탈리아 브랜드 세코 이디에 커피머신을 전국 4500개 매장에 갖추고 있다. 세븐일레븐 세븐카페의 경우 전량 아라비카 원두를 써 맛에 차별화를 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제한, 프랜차이즈 카페 인상 조치 등으로 일시적으로 고객이 유입되고 있지만 결국 꾸준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맛과 품질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며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커피머신이나 원두 등에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