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작년 최대실적…주가도 2배
세계 최초로 부품 한꺼번에 묶어 팔아
변속 간편하고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혁신
코로나 수혜 꺼진 올해도 최대실적 경신전망

시마노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로 지난해 사상최대 이익을 올렸다. 주가도 이에 반응해 코로나 저점 이후 2배 상승했다. 코로나 수혜가 끝난 이후의 수익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최근 주가는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로 다시 주가는 반등했다.
코로나 수혜 끝날 줄 알았는데
보란듯이 '어닝서프라이즈'
14일 동경증권거래소에서 시마노는 2만9150엔에 장을 마쳤다. 코로나 저점(1만2930엔) 이후로 2배 넘게 올랐다. 자전거는 코로나 확산을 피할 수 있는 레저활동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9월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낚시도구 판매 역시 코로나 수혜를 받았다. 다만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로도 지금과 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속에 주가는 3만5550엔(지난해 9월)을 고점으로 최근 소강상태를 보였었다. 그런 시마노의 주가가 지난 9일 17% 상승하면서 다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유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때문이었다. 지난 8일 시마노는 지난해 영업이익 1483억엔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고급 자전거용 변속기의 가격을 5% 높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마노 자전거부품의 전세계 점유율은 80%를 상회한다. 원자재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시장은 원가 상승을 판가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저력있는 종목을 찾고 있다. 호실적에 더해 판가 인상까지 내건 시마노가 돋보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자전거계 인텔' 시마노
메달리스트부터 BTS 자전거까지 점령
1921년 창업한 시마노는 1972년까지만 해도 평범한 위탁생산(OEM) 업체였다. 그러던 시마노는 앞으로는 고급 자전거가 인기를 끌 것이란 생각에 브랜딩을 시작한다. 1973년 '듀라에이스(Dura-ace)'라는 이름을 붙인 컴포넌트 방식의 부품이 그 시초다. 그 전까지 자전거는 변속기와 체인 등 각 부품을 각각 다른회사에서 나온 것을 조립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시마노가 아무리 좋은 변속기를 만들어도 좋지 않은 체인을 쓰면 최상의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시마노는 변속기와 체인 등 부품을 한꺼번에 묶어 파는 컴포넌트 방식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방식을 통하면 자전거 부품의 상당부분을 시마노가 독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올해도 사상최대실적 경신할 듯
시장에선 시마노의 미래 실적도 낙관한다. 실적 낙관의 근거는 한창 개발을 거듭 중인 전동어시스트다. 전동어시스트는 자전거에 부착하는 모터로, 페달을 약하게만 밟아도 모터가 힘을 보태준다. 이 모터를 달면 노약자도 편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고, 언덕이 많은 지형의 국가에서도 쉽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이 부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엔 판매물량 자체가 많았다면 올해는 고급부품을 중심으로 실적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낚시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낚시도구 매출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