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안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다만 Fed가 기준 금리 인상을 위해 긴급회의를 열 수 있다는 전망은 일축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물가 수준은 비정상적이지만 팬데믹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점진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오는 3월 Fed가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강조했다. 그는 "9조달러에 달하는 Fed의 대차대조표가 장기 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당장 3월부터 양적 긴축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차대조표의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발언을 내놨다. 불러드 총재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수준이고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Fed의 신뢰가 달려있기 때문에 서둘러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7월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다음달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두 총재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해 Fed가 긴급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매파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불러드 총재도 "계획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조지 총재도 "현재 그정도로 비상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조지 총재의 완화적 발언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추산한 3월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이날 56%로 떨어졌다. 이 확률은 지난 10일 불러드 총재의 '기준금리 1%' 발언이 나온 후엔 93%까지 치솟았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