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야권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의 단일화 논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안 후보가 "윤 후보는 혼자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단일화를 향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한 본인에 비해 윤 후보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15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와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내게 단 한 번도 접촉해온 일이 없다"며 "혼자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아내(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먼저 위로 전화를 했고 윤 후보는 3시간 뒤쯤 위로 전화를 했는데, 단일화의 '단'자도 안 꺼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늦게 전화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을 그쪽에 던져놓았으니 나는 마음이 편하다. 내 제안(여론조사 100% 단일화)에 대해 윤 후보가 직접 말하기 전까지 내가 반응할 이유가 없다"며 "내가 대선후보로서 제안했으니 그에 대한 답도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윤 후보로부터 듣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진행할 경우 '역선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에 대해선 "이준석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여론조사 경선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건 보수의 암(癌)'이라고 했는데, 그랬던 사람이 넉 달도 안 돼 말을 뒤집었다"며 "스스로 암이라고 한 역선택 방지 조항을 이제 와서 넣어야 한다니 이런 자가당착이 있나"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뉴스1
안 후보는 "내 제안은 그쪽이 받느냐, 안 받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며 "그냥 (여론조사) 해서 유권자 판단에 맡기면 되는 것 아니냐. 지금은 누가 대선후보가 되느냐보다 정권교체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나와 접촉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그러나 압도적인 정권교체로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지 못하면 180석 민주당과 싸워 개혁을 이뤄내지 못할 것이다. (단일화 없이) 박빙으로 이기면 식물 대통령, 소수파로 전락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에 야권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제시한 방식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후보 간 담판 형식이 아닌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도 지난 14일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단일화라는 것은 시점도 지금보다 훨씬 일찍이었고 공감대가 더 전에 이뤄졌다"며 "근데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지지율 면에서 크게 돋보이지 못하는 안 후보가 본인의 지지율이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에 저희 당이 같이 박수를 쳐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계속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여기서 이게 안 되면 어떻게 되고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없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라며 "이제 국민의힘이 답할 차례다. 저는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