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웨어 1위 업체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주가가 69.56% 급등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030 골프 인구가 유입되면서 골프웨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회사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물적분할 하는 크리스에프앤씨…"악재 아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자사 골프웨어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골프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 주가가 급락했던 기업들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물적분할 후 온라인 쇼핑몰 사업이 성장하면 크리스에프앤씨의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크리스에프앤씨는 15일 2.70% 내린 4만325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1.70% 빠졌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0.11%) 대비 선방했다.

이날 크리스에프앤씨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크리스몰’(가칭)을 분할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분할존속회사인 크리스에프앤씨가 의류 제조, 판매 사업에 집중하고 크리스몰은 온라인 유통 사업을 한다.

최근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기업들의 주가가 잇따라 급락했지만 크리스에프앤씨는 앞선 사례들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온라인 쇼핑몰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크리스몰은 크리스에프앤씨의 의류 제품 유통에 따른 수수료만 매출로 반영한다. 분할 후 자산총계는 크리스에프앤씨가 4109억원, 크리스몰이 25억원 수준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크리스몰을 ‘골프용품 종합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를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시키려면 해당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별도의 독립회사로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유통망이 취약했다. 기존 골프산업은 40~50대 남성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유통망 혁신의 필요성이 적었지만 최근 젊은 골프 인구 유입으로 온라인 유통망의 중요성이 커졌다.

정민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리스몰이 성장하면 지분 100%를 보유한 크리스에프앤씨 연결 실적에 반영될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 증가를 통한 유통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웨어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크리스에프앤씨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85억원에서 1126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작년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9.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25.4%에 달할 전망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