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재정중독' 문재인 정부의 10번째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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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비율 50% 넘어 위기수준
대선 앞두고 '돈 뿌리자' 주장 난무
위기 막으려면 국가재정 탄탄해야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대선 앞두고 '돈 뿌리자' 주장 난무
위기 막으려면 국가재정 탄탄해야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이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선 전 추경을 추진한다는 계획하에 지난 1월 21일 국무회의에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608조원에 달하는 올해 ‘슈퍼예산’ 집행을 시작한 지 보름도 안 돼 추경안을 편성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10번째 추경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2019년 매년 1회씩 추경을 편성한 뒤 2020년에는 4회, 2021년에는 2회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정부가 한 해를 여는 1월에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것은 6·25전쟁 도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에 처음이다.
애초 여당의 추경 편성 요구에 반대했던 기획재정부는 계속되는 압박으로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그런데도 대선을 앞두고 추경 규모를 최소한 35조원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증액 요구에 반대 입장으로 버티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탄핵’까지 운운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국민을 대리하는 국회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는 것이 월권이자 반(反)민주라는 주장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은 예산편성권(56조)과 증액 시 동의권(57조)이 정부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기영합적으로 흐르기 쉬운 국회가 나랏돈을 제 돈처럼 낭비할 위험을 전문성 높은 관료집단이 잘 견제하라는 취지다. 예산에 관한 헌법상 국회 권한은 ‘심의·확정권’으로 제한돼 있어,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월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 역시 국민이 뽑았다는 점에서 ‘국회가 국민의 유일한 대리자’라는 식의 주장도 옳지 않다. 국회가 국민을 대리한다고 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일찍이 천부인권설로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주장한 존 로크는 국회는 국민의 자유 생명 재산을 지키도록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며, 이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소환권을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지난해 초과 세수 10조원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지만, 4월 결산 전에는 초과 세수를 쓸 수 없어 14조원 추경도 우선 적자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12월 세수까지 고려하면 초과 세수는 30조원에 육박하지만, 정부는 작년 말 이미 19조원의 초과 세수를 예상하면서 이를 활용한 민생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10조원의 ‘추가’ 초과 세수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10조원 초과 세수를 바로 이번 추경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는 4월 2021회계연도 국가 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 처리를 한 뒤에야 가능하다. 여기서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자동으로 교부되는 지방교부금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을 제외하면 절반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14조원 추경도 상당 부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50%였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채무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하고 국가채무비율도 50%에 도달하게 됐다.
여기에 이번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추가 발행분을 더하면 국가채무는 1070조원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 상승도 불가피해 50.5%로 올라간다. 마지노선으로 간주돼 온 40%를 10%포인트나 넘어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벌써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금융시장에서 다른 금융상품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을 증가시키게 된다.
국가재정은 위기의 방파제다. 그러나 기축통화국도 아닌 한국에서 벌써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어 위기 수준이다. 이런데도 대선을 앞두고 막무가내로 더 많이 더 빨리 돈을 뿌리자는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신흥시장국이 모두 위기를 걱정하는 시기다. 재정 상황은 아랑곳없이 빚을 내서 추경을 더 많이 편성하지 않는다고 경제부총리를 맹공하는 정치풍토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애초 여당의 추경 편성 요구에 반대했던 기획재정부는 계속되는 압박으로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그런데도 대선을 앞두고 추경 규모를 최소한 35조원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증액 요구에 반대 입장으로 버티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탄핵’까지 운운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국민을 대리하는 국회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는 것이 월권이자 반(反)민주라는 주장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은 예산편성권(56조)과 증액 시 동의권(57조)이 정부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기영합적으로 흐르기 쉬운 국회가 나랏돈을 제 돈처럼 낭비할 위험을 전문성 높은 관료집단이 잘 견제하라는 취지다. 예산에 관한 헌법상 국회 권한은 ‘심의·확정권’으로 제한돼 있어,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월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 역시 국민이 뽑았다는 점에서 ‘국회가 국민의 유일한 대리자’라는 식의 주장도 옳지 않다. 국회가 국민을 대리한다고 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일찍이 천부인권설로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주장한 존 로크는 국회는 국민의 자유 생명 재산을 지키도록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며, 이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소환권을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지난해 초과 세수 10조원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지만, 4월 결산 전에는 초과 세수를 쓸 수 없어 14조원 추경도 우선 적자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12월 세수까지 고려하면 초과 세수는 30조원에 육박하지만, 정부는 작년 말 이미 19조원의 초과 세수를 예상하면서 이를 활용한 민생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10조원의 ‘추가’ 초과 세수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10조원 초과 세수를 바로 이번 추경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는 4월 2021회계연도 국가 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 처리를 한 뒤에야 가능하다. 여기서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자동으로 교부되는 지방교부금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을 제외하면 절반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14조원 추경도 상당 부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50%였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채무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하고 국가채무비율도 50%에 도달하게 됐다.
여기에 이번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추가 발행분을 더하면 국가채무는 1070조원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 상승도 불가피해 50.5%로 올라간다. 마지노선으로 간주돼 온 40%를 10%포인트나 넘어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벌써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금융시장에서 다른 금융상품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을 증가시키게 된다.
국가재정은 위기의 방파제다. 그러나 기축통화국도 아닌 한국에서 벌써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어 위기 수준이다. 이런데도 대선을 앞두고 막무가내로 더 많이 더 빨리 돈을 뿌리자는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신흥시장국이 모두 위기를 걱정하는 시기다. 재정 상황은 아랑곳없이 빚을 내서 추경을 더 많이 편성하지 않는다고 경제부총리를 맹공하는 정치풍토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