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이후 내리막길만 걷던 HMM이 오랜만에 반등을 시도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장중 11% 급등했다. 그러나 주가 장기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15일 HMM은 1.0% 상승한 2만5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전 장중 11.4% 급등했다가 오후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HMM의 지난해 4분기 매출(4조4400억원)과 영업이익(2조7000억원)은 각각 121%, 376% 증가했다. 9년간의 적자를 털어내고 상장사 4위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HMM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올해 실적은 ‘상고하저’를 기록할 확률이 높지만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0%, 23.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 우려에 따른 주가 하방 압력은 이제 충분히 반영됐다”며 “운임은 하락하더라도 HMM 영업이익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HMM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병목현상이 완화되면 컨테이너선 운임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테이너 병목현상을 야기하고 있는 미국 서부 롱비치항구는 지난해 12월 중순 3단계 증설을 끝냈다. 물류 병목현상의 원인 중 하나였던 트럭 운전자 취업자 수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물류 병목현상이 해결되기 시작하면 1분기를 고점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HMM 주가가 의미있게 상승하기 위해선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익잉여금이 흑자로 돌아서 올해부터 배당이 가능하다”며 “주주환원책이 나오면 글로벌 해운사와의 밸류에이션 차이를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