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행위' 자행해 놓고 "대화 좀 하자" 는 택배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15일 서울 서소문동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무기한 상경 투쟁을 개최했다. 지난 10일 노조원 200여 명이 불법적 본사 점거에 들어간 지 엿새 만이다.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파업 중인 조합원이 상경해 700여 명이 모였다.

택배노조원이 본사 점거를 시작한 후 회사 측에 보내는 핵심 메시지는 ‘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날도 이들은 ‘CJ대한통운은 대화에 나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나갔다. 본사 곳곳에는 ‘대화 좀 하자’ ‘대화하기가 그렇게 어렵나’는 문구가 적힌 걸개 등이 걸려있었다.

택배노조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28일 파업에 나선 이후 CJ대한통운이 이들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측이 이렇게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본사 점거 과정부터가 그렇다. 노조는 “파업을 끝내기 위해 대화를 요구했는데 건물 폐쇄로 대응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강변하지만, 점거 과정에서 직원 책상을 뒤지고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을 폭행·위협한 건 노조 쪽이었다.

직원 3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자신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시민의 택배도 볼모로 잡고 있다. 그 결과 시민은 이제 노조의 횡포에 진저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노조는 노조원의 집단 괴롭힘으로 지난해 8월 사망한 대리점주의 죽음에 대해서도 그간 한마디 사과조차 없었다. 오히려 “CJ대한통운이 점주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사망한 대리점주가 골프를 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며 사실 왜곡과 2차 가해까지 감행했다. 사망한 대리점주의 부인이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남편이 하늘로 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이 언제쯤 법의 심판을 받을지는 기약이 없어 아픔을 씻을 길은 아득할 뿐”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도 넘은 불법·탈법적 행위로 CJ대한통운이 모든 대화를 거부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쪽은 택배노조다. 점거 농성이 사회적으로도 전혀 호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대화에 나서라”고 우기고 있으니,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택배노조는 대화 호소인’이라는 조롱이 확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간의 불법·탈법적 행위에 대해 사과는커녕 사실관계조차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노조와 대화할 회사가 어디 있을까 싶다. 시민과 동료 택배기사에게까지 외면받는 ‘사면초가 노조’에 남은 것은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일 뿐이란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