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하이닉스 인수 결단…SK그룹 '최고 효자기업' 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over Story
최태원 회장의 10년前 승부수 결실
崔회장 "신성장동력은 반도체"
2012년 주변 반대에도 인수 주도
직접 공동대표까지 맡아 책임 경영
SK하이닉스, 매출 4배·시총 5.8배 뛰어
최태원 회장의 10년前 승부수 결실
崔회장 "신성장동력은 반도체"
2012년 주변 반대에도 인수 주도
직접 공동대표까지 맡아 책임 경영
SK하이닉스, 매출 4배·시총 5.8배 뛰어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서 ‘복덩이’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95조3680억원. SK에 편입된 2012년 2월 14일 16조3140억원 대비 5.8배 상승했다. 매출 규모도 2012년 말 10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43조원으로 네 배가량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던 10년 전만 해도 안팎의 반대가 거셌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적자 기업을 왜 사들이냐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인수작업이 한창이던 2011년 3분기와 4분기 SK하이닉스는 각각 2909억원과 10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인수를 중도에 포기했던 효성 현대중공업 STX 등이 승자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최 회장의 반도체 투자는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의 유훈을 잇는 측면도 있다. 최종현 회장은 1978년 “미래 산업의 중심은 반도체”라며 선경반도체를 설립했다가 2차 오일쇼크로 꿈을 접어야 했다. 하이닉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조속히 정상화해 그룹과 하이닉스가 질적 성장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10%가량 줄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SK하이닉스는 2012년에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3조9000억원을 투자했고, 2018년에는 사상 최대인 연간 17조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도 화끈하게 투입했다. 인수 이전 2011년 8340억원에 불과하던 연구개발 예산이 2013년 1조1440억원, 2016년 2조970억원, 2019년 3조189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또 반도체 신규 공장을 증설하면서 하이닉스의 체력을 강화해 나갔다. 인수 이후 2012년 청주 M12를 시작으로 2015년 M14(이천), 2018년 M15(청주), 2021년 M16(이천) 등 국내에 4개 공장을 추가로 준공했다. 또 해외에서는 중국 우시에 확장 팹, 충칭에 P&T 공장 등을 건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2018년 매출 40조4000억원, 영업이익 20조80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난 지난해 실적도 2018년에 버금간다. 매출(43조원)은 오히려 2018년보다 많았다. 2021년 4분기에는 12조3766억원이라는 분기 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10년 전 최 회장이 옳았다”며 “그의 뚝심이 없었다면 매출 43조원을 올리는 국가 대표 기업 SK하이닉스를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017년 일본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에도 앞장섰다. 기옥시아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업계 2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당시 박 부회장은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최 회장이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경영진과 만날 때도 함께했다. 또 2021년 인텔 낸드사업부문 1단계 인수 완료, 2021년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 체결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던 10년 전만 해도 안팎의 반대가 거셌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적자 기업을 왜 사들이냐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인수작업이 한창이던 2011년 3분기와 4분기 SK하이닉스는 각각 2909억원과 10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인수를 중도에 포기했던 효성 현대중공업 STX 등이 승자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새 성장동력으로 반도체 선택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최 회장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투자만 제때 이뤄지면 반도체 상승 사이클 때 투입한 금액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굳건했다.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는 SK하이닉스 인수 후 공동대표를 맡아 책임경영을 선언했고 회사 인근 대형 호프집을 빌려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최 회장의 반도체 투자는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의 유훈을 잇는 측면도 있다. 최종현 회장은 1978년 “미래 산업의 중심은 반도체”라며 선경반도체를 설립했다가 2차 오일쇼크로 꿈을 접어야 했다. 하이닉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조속히 정상화해 그룹과 하이닉스가 질적 성장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10%가량 줄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SK하이닉스는 2012년에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3조9000억원을 투자했고, 2018년에는 사상 최대인 연간 17조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도 화끈하게 투입했다. 인수 이전 2011년 8340억원에 불과하던 연구개발 예산이 2013년 1조1440억원, 2016년 2조970억원, 2019년 3조189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또 반도체 신규 공장을 증설하면서 하이닉스의 체력을 강화해 나갔다. 인수 이후 2012년 청주 M12를 시작으로 2015년 M14(이천), 2018년 M15(청주), 2021년 M16(이천) 등 국내에 4개 공장을 추가로 준공했다. 또 해외에서는 중국 우시에 확장 팹, 충칭에 P&T 공장 등을 건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2018년 매출 40조4000억원, 영업이익 20조80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난 지난해 실적도 2018년에 버금간다. 매출(43조원)은 오히려 2018년보다 많았다. 2021년 4분기에는 12조3766억원이라는 분기 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10년 전 최 회장이 옳았다”며 “그의 뚝심이 없었다면 매출 43조원을 올리는 국가 대표 기업 SK하이닉스를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부회장의 측면 지원
SK하이닉스의 출범과 성장 과정에서 최 회장에 못지않은 활약한 인물이 있다. SK하이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정호 부회장이다. 인수가 추진되던 2011년 SK하이닉스는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반도체사업은 매년 수조원의 시설투자가 필요한 만큼 투자한 금액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낮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2011년 7월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히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이 내부 여론을 조율하면서 인수를 추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최 회장에게도 “하이닉스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부회장은 2017년 일본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에도 앞장섰다. 기옥시아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업계 2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당시 박 부회장은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최 회장이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경영진과 만날 때도 함께했다. 또 2021년 인텔 낸드사업부문 1단계 인수 완료, 2021년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 체결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