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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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76억4000만달러(약 9조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74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치(1.22달러)를 넘어선 1.32달러로 같은 기간 69% 늘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주력 사업인 데이터센터와 게임 부문의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은 3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게임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한 34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부문의 매출은 공급망 병목현상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1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실적 예상치(가이던스)로 매출 81억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72억9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GPU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공급망 문제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반도체 회사 ARM 인수가 불발된 데 따른 비용 13억6000만달러는 올해 1분기 실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전날보다 2.68% 하락한 258.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아담 크리사풀리 바이탈날리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에 더 많은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곧 기술 분야에서 엔비디아만큼 최고의 펀더멘털을 가진 회사를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고 설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