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1등주를 찾아라…2차전지·반도체·리오프닝株 주목"
“최근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가속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대형 기업공개(IPO)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다만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면 코스피지수 2600선을 저점으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합니다.”

이한영 디에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펀드평가가 주관한 ‘2022 대한민국 펀드대상’에서 사모펀드 부문 ‘올해의 펀드매니저’ 상을 받았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수상이다. 그는 디에스자산운용의 대표 라인업인 ‘秀·智·賢’ 등 한자 시리즈 펀드를 총괄하고 있다. 이 본부장에게 올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과 투자전략을 물어봤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올해 증시는 연초 저점을 형성한 이후 반등을 모색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각종 불확실성과 예상 외의 악재들로 인해 코스피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고점 대비 저점까지 약 17% 하락했습니다. 코스피지수 26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10배 수준으로,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면 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인플레이션 완화, 경제 재개(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본부장님의 투자 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책의 제목(『시대의 1등주를 찾아라』)처럼 ‘시대의 1등주에 투자하자’는 것입니다. 주식은 성장의 절대 레벨보다 성장의 기울기가 중요합니다. 성장세가 가파른 종목은 새롭게 등장한 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진 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눈여겨보시는 성장 산업은 무엇인가요.
2차전지와 미디어·엔터입니다. 2차전지 관련주는 최근 몇 년간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세계 전기차 침투율이 5~6% 수준으로, 2차전지 산업은 이제 성장이 본격화하는 ‘개화기’에 진입했습니다. 미디어·엔터는 콘텐츠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일종의 ‘필수품’이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금리 상승기인데 성장주 투자가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금리 상승으로 시장의 할인율이 상승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성장 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진 ‘1등주’는 실적 개선을 통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합당하다는 것을 증명할 것입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계속 올라가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설비투자 확대로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지만, 그 가운데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는 기업은 해당 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다른 유망 업종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반도체와 리오프닝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작년 공급 병목현상으로 인해 커졌던 수급 불균형이 올해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전방 산업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됩니다.
리오프닝주는 작년부터 강세를 예상했지만 델타·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수혜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각국이 방역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한 만큼 기대감이 현실이 되는 국면입니다. 리오프닝 테마 내에서는 엔터·항공·여행 등 ‘아웃바운드(Out-bound)’ 산업이 먼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카지노·호텔 등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야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은 회복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해 눈여겨봐야 할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요.
시장에서는 예측이 불가능한 요인이야말로 진정한 위험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강대국 간의 ‘파워게임’이 올해 주목해야 할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결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같은 충돌 전후로 생겨나는 잔파동이 시장을 끊임없이 흔들면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쉬운 시장은 없습니다. 시장은 항상 변화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대응도 순간순간에 맞게 유연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연하게 대응하다 보면 자칫 기준 없이 우왕좌왕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과 종목에 대한 본인만의 명확한 기준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