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1호점 열고 반격 나서
올해부터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나서는 홈플러스가 17일 ‘첫 타자’인 인천 간석점 문을 열었다.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공간부터 상품까지 모든 것을 뜯어고친 차세대 점포다. 이날 직접 찾은 홈플러스 간석점은 백화점보다 쾌적하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우선 천장을 뜯어내고 층고를 6m로 높여 개방감을 더했고 매대 간격을 기존보다 20% 이상 늘려 고객과 카트 이동을 편안하게 했다. 의류 매장(820㎡)을 들어내고 공간을 재배치한 결과다.
‘미래형 마트’라는 홈플러스의 자신감에 걸맞게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했다. 우선 ‘갓 만든 음식’을 지향했다. 기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치킨, 김밥 등 식품들은 미리 만들어 진열하는 게 보통이었다. 리뉴얼한 홈플러스 매장에선 해당 코너에 가서 주문하면 그때부터 닭을 튀기고 김밥을 만든다. 반찬 또한 매대 안에 마련된 ‘오픈 주방’에서 바로 만들어낸다. “짜지 않게 만들어 달라” 등 맞춤형 주문도 가능하다. 맥주도 곧바로 차게 마실 수 있도록 편의점처럼 냉장고에 넣어 진열했다.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는 개인화(커스터마이징)도 구현했다. 샐러드 코너에서는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처럼 원하는 재료만 선택해 포장할 수 있다. 정육 코너에선 선택한 부위를 선호하는 크기로 잘라주고, 수산 코너에선 살아있는 랍스터와 킹크랩을 곧바로 쪄서 포장해준다. 채소와 과일은 여러 개를 포장해 묶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원하면 한 개라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공급자 편의’를 배제한 쇼핑 동선도 구축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간편식·밀키트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냉장, 냉동, 상온 상품이 각각 다른 곳에 진열돼 있었지만 리뉴얼하면서 모든 간편식을 한곳에 모아 ‘다이닝 스트리트’ 코너를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엔 고객들이 냉동고와 냉장고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동선이었다면 지금은 냉동·냉장고를 한곳에 모았다”고 설명했다. 와인은 300종에서 1200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올해만 17~20개 점포의 리뉴얼을 단행할 계획이다. 점포 한 곳당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한다. 이 중 4~5곳이 인천 지역 점포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은 기존 주택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3040세대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중”이라며 “홈플러스의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고 새 고객을 유치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