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손채연 씨(24)는 지난해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보디프로필’을 촬영했다. 스튜디오 촬영 비용과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 태닝, 왁싱, 단백질 식단까지 보디프로필을 준비하는 데 총 332만원을 썼다.

최근 보디프로필에 수백만원씩 쓰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과거엔 연예인이나 보디빌더들이 찍는 사진으로 인식됐던 보디프로필이 이젠 일반인들에게 일종의 취미생활로 여겨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디프로필을 찍기 위해선 대체로 60일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고강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근육질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다.

손씨도 보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60일을 준비했다. 이 기간 동안 하루 세 끼 닭가슴살, 채소, 고구마, 프로틴 셰이크를 먹느라 식비 120만원이 소요됐다. 보통은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서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 데 160만원가량이 든다. 체육대를 나온 손씨는 PT를 받지 않아 이 비용을 아꼈다. 대신 체형 교정을 위해 필라테스 수업에 60만원을 썼다.

사진 촬영을 위한 의상별 네 가지 콘셉트에 맞게 정장, 속옷, 레깅스, 운동화 등을 사는 데 40만원이 들었다. 근육이 더 잘 강조될 수 있도록 일회성 스프레이 태닝(7만원)을 하고 속옷 촬영을 위한 브라질리언 왁싱(11만원)에 네일아트(7만원)도 받았다. 촬영날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에는 12만원을 썼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보디프로필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데는 75만원이 들었다.

손씨는 “보디프로필 준비하는 커뮤니티를 보면 최소 300만원은 잡고 시작한다”며 “학생 입장에서 금액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다시 오지 않는 20대를 기록할 수 있고, 노력해서 몸을 만든 후 결과물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보디프로필은 하나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헬스장에서 보디프로필반을 따로 운영하고 촬영 스튜디오,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 태닝숍과 제휴를 맺기도 한다. 헬스장에 태닝 기계를 들여놓거나 PT 트레이너가 근육을 강조할 수 있는 ‘포징’을 코칭해주기도 한다.

피트니스시장도 성장해 2021년 한 해에만 헬스장 1647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일각에서는 보디프로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관련 상품이 지나치게 고가에 판매된다는 지적도 있다. 보디프로필 SNS 인증샷을 올렸던 박모씨는 “같은 PT여도 보디프로필 준비를 위한 코스는 따로 모집해 더 가격을 비싸게 받는다”며 “트레이너들이 권유하는 경우도 많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