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헬름을 복용한 환자 3명이 추가로 사망한 사실이 밝혀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마켓은 아두헬름을 복용한 환자 중에서 사망자 3명이 나왔다고 16일(미국 시간) 밝혔다. 이 사례를 보고한 RBC 마켓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에이브러햄은 지난해 11월에도 아두헬름을 복용한 환자 1명이 사망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지난 사례에 이번 건을 더하면 최소 4명 이상의 알츠하이며병 환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시장에 나온 아두헬름을 사용한 뒤 사망했다.

에이브러햄은 아두헬름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베타 관련 영상 이상(ARIA)이 사망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정말 이 약 때문에 사망한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RIA란 아두헬름 사용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뇌의 체액 저류 및 미세출혈을 의미한다. 체액 저류는 체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고이는 현상으로, 체액이 고여 점점 붓는 부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ARIA-E'는 부종이 발생한 부작용을 뜻하며, 'ARIA-H'는 미세출혈을 의미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RIA는 일부 환자에게서만 발생하는 '유별난' 부작용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아두헬름의 부작용을 더 유심히 지켜봐야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허가된 최고 용량(10㎎/㎏) 사용시 10명 중 4명에 달하는 환자들에서 ARIA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3상에 참여한 1029명 환자 중 425명(41.3%)이 ARIA를 보였다. 부종을 의미하는 ARIA-E는 362명(35%)에게서 발생했다. ARIA-E 환자 중 40%에게선 미세출혈(ARIA-H)도 확인됐다. 최고 용량을 투여한 환자 중 6%가 ARIA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기도 했다.

ARIA 사례의 75%은 무증상이었으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만 발견됐다. 증상이 나타난 25% 환자 중 3분의 2는 두통 혼란 현기증 메스꺼움 등 경미한 부작용만을 보였다. 대부분은 16주 내에 해결됐다. 하지만 시험 참가자 중 1%는 입원을 요하거나 만성적으로 뇌손상이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을 앓았다.

연령이나 성별, 질병 단계 등의 요인은 ARIA의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대신 미세출혈의 존재나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APOE' 유전자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환자 중 3명은 고령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환자 A는 86세였으며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았다. 74세 환자 B는 보행장애가 있었다. 환자 C의 나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발작 관련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RBC 마켓에 따르면 아두헬름 상용화 후 지난해 10~12월 중 이 약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환자 427명 중 3명이 사망한 것이다. RBC 마켓은 이 숫자가 “(유의미한 수치로) 모니터링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바이오젠은 지금까지 보고된 사망자 중 아두헬름과 관계된 사망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젠 대변인은 “알츠하이머병은 복잡하며 이 질병에 걸린 환자들 중 상당수는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아두헬름은 지난해 7월 출시됐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한 편이다. 현장 의사들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정부의 건강보험 메디케어는 새로운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들에 한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유럽 의약품청(EMA)은 아두헬름의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