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텃밭행…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텃밭' 미결집 비상 신호
"DJ가 꿈꾼 세상 반드시 완성" 尹 때리며 지지호소…이낙연도 동행
당 점퍼 입은 이재명, 호남서 "거시기 해부리자"…DJ향수 자극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의 호남 방문길에 오르며 사활을 건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부진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의 지지세가 아직 기대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히는 만큼, 여러모로 위기감과 절박감을 가진 호남행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7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심위 참조)한 결과 이 후보와 광주·전라 지지율은 68%, 윤 후보는 18%를 각각 기록했다.

아직 선거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에 판단이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호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에 80~90%의 지지를 보내왔다는 점에서 이 후보 측은 현재 상황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 지역구의 한 의원은 "총선에서 180석을 몰아줘도 코로나로 경제가 추락하고 추경도 지지부진한데다 검찰개혁 등도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등 지지층의 실망감이 있는 상황에서 20대를 중심으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은 최근 상승세에 힘입어 호남 지역 30% 득표로 목표를 올려잡는 등 기세가 등등해진 상황이다.

윤 후보가 지난 16일 광주 방문에서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 측은 도심 내 골목 상권과의 상생 문제 등을 내세워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내심 허를 찔린 듯한 분위기도 엿보인다.
당 점퍼 입은 이재명, 호남서 "거시기 해부리자"…DJ향수 자극도
이에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목포와 나주를 거쳐 저녁에는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유세를 벌이며 각 거점도시를 차례차례 공략, 지지세 결집에 안간힘을 쏟았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다른 지역에선 입지 않았던 민주당 점퍼도 착용하며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냈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계속 거론하며 이 지역의 'DJ 향수'도 자극했다.

이 후보는 순천 유세에서 "바로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라면서 "새로운 나라, 민주주의가 활짝 피는 나라, 인권과 평등이 그리고 평화가 보장되는 김대중 대통령이 꿈꾼 세상을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과 정치 보복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언급하며 윤 후보의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과 검찰 독립성 강화 공약 등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발언에 대해 "제 삶의 지침으로 삼는 말"이라며 "문제의식은 깊이 가지되 정치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일을 해야 한다.

저는 정치를 하든 시민운동을 하든 실용적, 현실적 성과가 있는 일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 점퍼 입은 이재명, 호남서 "거시기 해부리자"…DJ향수 자극도
그러면서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세상으로 갈지, 정치보복이 횡행하고 퇴행하는 정쟁의 세월이 다시 시작되고 촛불을 들어 힘겹게 만든 세상이 지워지고 촛불 이전의 과거로 되돌아갈지가 결정된다"면서 "이재명을 뽑느냐, 윤석열을 뽑느냐가 아니라 내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거냐는 결정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일 강행군에 약간 쉰 목소리의 이 후보는 유세 막판에 "여러분, 우리 거시기 해부리죠"라고 서남 방언을 거듭 외치며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이 후보 호남 일정에 동행하며 유세를 거들었다.

이 위원장은 순천 유세에서 윤 후보의 '적폐 수사'와 검찰 독립성 강화 공약을 겨냥해 "검찰을 통제받지 않는 기구로 만들어 문재인 정부를 헤집어보겠다는 것 아니냐"라면서 "이런 지도자로 민주주의 후퇴시키고 검찰 폭주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