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아군적군 나누면 싸움만"…진중권 "민주당은 왜 그랬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는 마인드로 정치에 뛰어들면 싸움밖에 안 생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우리가 군인이 왜 바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나. 군인은 매사를 아군과 적군으로 보기 때문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박살과 섬멸의 대상으로 보는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정치에 뛰어들면 (안된다)"이라며 "정치라고 하는 건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게 아니라 서로 생각을 조율하고 다른 차이를 좁혀서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못 하고 정의를 독점하려면 싸움밖에 안 생긴다"라며 "군사정권도 문제지만 검찰 정권도 똑같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은 군사정권도 아니고 검찰 정권도 아닌데 왜 그랬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 의원은 "민주당이 그런 진영논리에서 또는 적대적인 정치를 극복하는 데 소홀하거나 부족했다는 점을 저는 인정한다"라면서 "저도 그건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노무현 얘기를 하는데 이 노무현 정신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라면서 "민주당 정부가 정치하면서 부족했던 수준과 지금 윤석열 후보가 적폐 수사, 척결, 박살을 얘기하는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군사정권이 삼청교육대 하듯이 지금 검찰 정권 혹은 윤석열 정권이 지금 얘기하는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만약에 집권한다면 정치는 실종된다"라고 경고했다.

정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말로는 통합을 부르짖으면서 실제로는 전부 갈라치기를 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대에 이르는 것을 두고 "내 편을 견고하게 가져갔고 지지 결속력으로 40%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 지지자를 빼놓고 나머지는 국정 실패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이 네 편 내 편 나눈 대표적인 사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간 갈등 방치를 들 수 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당의 보궐선거 참패 이후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 △조국 사태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불법 여부를 떠나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민주당에서 도저히 옹호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당이 어떤 이유로 그런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주된 책임 있는 사람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의 ‘윤석열 찍어내기’도 비판했다. 그는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내려다 법원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