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아이피샵 마케팅본부장
김정남 아이피샵 마케팅본부장
“마케터의 길은 길고 험난합니다. ‘얄팍한 기술자’가 아닌 ‘마케터’가 돼야 합니다”

김정남 아이피샵 마케팅본부장은 “본인 스스로 마케터라고 칭하면서도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너무나도 황당하고 일천한 답이 나오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본부장은 “어디 가서 강의를 할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 알고 했으면 좋겠다”며 “제발 디지털 광고 관련 자격증 1~2개 딴 것으로 마케팅 전문가인 것처럼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모전 수상 경력 몇 개로 마치 자신이 아이디어뱅크이자 광고전문가인 것처럼 어깨에 힘을 잔뜩 넣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대기업 계열 보험사에서 3년 정도 법인영업을 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해 마케팅을 전공했다.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해 6년 가까이 운영했고, 이후 브랜다임&파트너즈에 합류해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엠군닷컴, KT&G 아리랑 담배 등의 브랜드 개발을 했다.

주방가전 기업 오쿠의 마케팅실장, AJ그룹 계열사인 AJ타이어베이의 마케팅본부장, 마케팅대행사 다른생각의 상무, 문화콘텐츠기업 펜투스의 부사장을 거쳐 작년 아이피샵에 합류했다.

Q: 마케터가 갖춰야 할 것은

A: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바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바른 자세는 마케팅이라는 업(業)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할 것, 고객과 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진심일 것,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대하는 자세가 도덕적일 것 등 세 가지다.

첫째, 업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다면 갖가지 기술과 기교로만 승부하려하기 보다는 이론과 실무가 이어지는 근거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고객과 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진심이라면 얄팍한 속임수로 현혹하는 등의 행위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고객은 마케터가 진정성을 갖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것인지 자신을 실적의 대상으로만 보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속한 회사나 기관을 대하는 자세가 도덕적이지 않으면 넘쳐나는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마케팅 업계에는 편법과 부정이 관습화되어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Q: 마케팅에서 자신의 강점은

A: 마케팅, 특히 브랜드전략의 이론적 기초에 강점이 있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외부 기관이나 회사 등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했고 27년째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일주일에 2일씩 매일 2시간 정도를 마케팅의 새로운 이론 및 다양한 트렌드를 공부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그래서 매일 7시 이전에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하거나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렇다고 후배 직원들에게 일찍 나오라고 괴롭히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다.

Q: 데이터가 중요한데

A: 마케팅 업무는 IT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고객과의 접점이 형성되는 미디어가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이 동일한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에 수반되는 각종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것이 마케팅전략 수립의 기본이다. 데이터 분석, 특히 데이터간 크로스체크를 통해 데이터가 갖는 표면적 의미와 숨겨진 의미를 찾고 전략에 반영하는 업무에 있어 강점을 갖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회사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서 전날의 상황을 점검한다. 이어서 각종 플랫폼의 광고주 계정, SNS 통계자료 등 여러 데이터를 살펴본다.

이렇게 여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한 데이터가 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그런 데이터의 행간을 읽어보면 당시 발생한 이슈와 그 이슈의 영향을 찾아낼 수 있다.

“‘얄팍한 기술자’가 아닌 ‘마케터’가 돼야 합니다”

Q: 아이피샵을 소개하면

A: 전세계의 지식재산권(IP) 거래가 가능한 최초의 플랫폼 운영사이자 투자회사이다. 음원, 시각예술작품, 캐릭터 라이선스, 창작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재산권을 거래하고 공유함으로써 건강한 지식재산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려 한다.

올 1분기 내 오픈 예정인 NFT몰은 향후 NFT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부할 만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가치 기반의 NFT몰 모델이다. 바로 이 NFT몰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식되도록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아이피샵 마케팅의 최대 이슈다.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넛지’를 이용한 NFT몰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Q: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지난달 6일 아이피샵 서비스를 공식 오픈했을 때다. 서비스 오픈 5분만에 매출이 1억7000만원을 넘겼는데 최근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었다.

아이피샵 구성원 모두가 함께 잘 준비했던 결과였고, 마케팅본부 전 직원이 함께 사전 마케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와서 뿌듯했다.

■ Interviewer 한 마디

김정남 본부장은 마케팅본부 직원들에게 미리 계획하고 준비할 것을 늘 강조한다고 했다.

월 단위 이상의 중장기 업무라면 3개월 앞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주 단위 이하의 단기 업무라면 최소 2주전에 미리 준비하는 식이다. 그렇게 일을 해야 결과물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27년 경력 마케터인 김 본부장의 메시지는 ‘마케터로서 바른 자세를 갖고,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일하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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