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가 이란과 서방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가능성에 또다시 하락했다.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9센트(0.75%)가량 하락한 배럴당 91.0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번 주 들어 2.18% 하락해 8주 연속 상승한 데서 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간 하락률은 지난해 12월 3일로 끝난 주간 이후 가장 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에도 이란과 서방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에 유가는 이틀째 하락했다.

미국은 핵 협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전날 로이터 통신은 이란 핵 합의 복원 합의문 초안을 일부 보도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원유 제재에 대한 즉각적인 해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시장은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과의 핵합의 복원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란이 진지함을 보이면 며칠 내 타결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이란산 원유 제재를 해제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붕괴의 잠재적 타격이 누그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란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얼마나 많은 원유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핵 합의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러시아산 원유의 잠재적인 공급 차질이나 제재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천100만 배럴에 달하며, 이중 50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한다며 반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50만 배럴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DTN은 이란이 올해 원유시장에 진입할 경우 하루 100만~13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빈센트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재고를 먼저 털고, 가능한 한 빨리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전쟁에 따른 "러시아 수출 타격과 수송로 차질 등으로 인한 러시아의 물량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는 지속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지난 48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이뤄진 포격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도발을 만들어내려는 러시아의 노력 중 일부라고 밝혔다.

한편,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5개 증가한 520개로 집계됐다.

전주에는 19개 증가한 바 있다.

원유채굴장비 수는 4주 연속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