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1명과 용인 전원주택 돌며 3천300만원어치 금품 절도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84)씨가 출소 후 전원주택을 털다가 붙잡혀 구속됐다.

84세 '좀도둑' 조세형 또 구속…"왜그랬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수원지법 김태형 판사(당직법관)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 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씨와 공범 1명과 함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총 3차례에 걸쳐 3천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공범을 검거한 데 이어 지난 17일 조씨를 붙잡았다.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선 조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여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천200만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이 범행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댔다가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조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절도로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됐으며, 조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