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세(勢)를 불리고 있다.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인데도 1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지난 4주 동안 이어진 ‘더블링’(직전 주에 비해 확진자 두 배 증가)이 다음주에도 재연돼 ‘하루 확진자 2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위중증 환자 수의 상승 기울기도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주말에도 신규확진 10만명대…위중증 400명대로 껑충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10만48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10만9831명)과 18일(10만2211명)에 이어 3일 연속 10만 명대를 그렸다. 주말인 탓에 선별진료소 검사 건수가 30만 건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정체가 아닌 ‘상승세 지속’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7일과 18일 검사 건수는 각각 46만 건과 44만 건에 달했다.

의료계에선 이런 점을 들어 다음주 확진자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식당·카페 영업시간 1시간 연장 등 정부의 방역 완화정책이 더해진 만큼 더블링 기간이 한 주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매주 토요일 기준 확진자는 △1월 22일 7004명 △29일 1만7511명 △2월 5일 3만6341명 △12일 5만4938명 △19일 10만4829명으로 매주 두 배 가까이 늘었다. ‘5주 연속 더블링’이 현실화하면 코로나19 확산세의 속도와 규모는 정부 예상(다음달 2일 18만 명)을 뛰어넘게 된다.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누적 확진자 200만 명’도 넘어섰다. 20일 오후 9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205만6097명이다. 처음 100만 명을 돌파하는 데는 763일(2020년 1월 20일~2022년 2월 6일)이 소요됐지만, 그 다음 100만 명이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보름이면 충분했다.

위중증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기준 439명으로 1주일 전(12일 288명)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위중증 환자 더블링’도 시작된 셈이다. 통상 확진자가 늘면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도 증가하는데, 3만 명 넘는 확진자가 처음 나온 시점이 딱 2주 전인 지난 5일이었다.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면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이어진 ‘병상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32.5%(2651개 중 862개 사용)에 불과하지만, 위중증 환자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60세 이상 고위험군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최근 1주일(13~19일)간 60세 이상 확진자는 하루 평균 9199명으로 직전 주(6~12일·5382명)보다 70.9% 불었다. 전체 확진자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1.4%로, 전주(11.7%) 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이달 첫째 주(9.2%)와 비교하면 상당폭 올랐다.

정부는 21일부터 18세 이상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노바백스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