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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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OOO인데요. 불고기 피자 라지 사이즈 한판 갖다주세요"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다급한 목소리로 112에 전화를 건 여성의 첫마디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경찰관은 긴급 출동 명령을 내렸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2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20분께 화성 동탄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A 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주소를 속사포처럼 뱉어낸 뒤 "불고기 피자 라지 사이즈 한판 갖다주세요"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담당 경찰관 김정의 경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잘못 걸려온 전화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위기 상황임을 직감했다.

김 경사는 즉시 '코드 제로'를 발령했다. 이는 경찰의 신고 대응 최고 단계다. 김 경사는 침착한 대응을 이어갔고, 이후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 씨를 구조해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112 직원의 빠른 판단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경찰은 신고자의 말을 조금도 흘려듣지 않는 자세로 경청하며 위기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