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애플스토어 6개 지점 소속 직원들이 급여 이슈로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물가 상승 대비 임금 인상이 더딘 탓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들은 애플의 기업가치 상승이 급여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며 불만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에서 일하는 한 노동운동가는 "직원들은 생활을 지속할 만큼 돈을 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개 매장은 현지 노조 지지에 힘입어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서류를 제출하려 준비하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노조 설립 과정에서 애플의 감청과 보복을 피하고자 암호화된 채팅과 안드로이드 폰까지 활용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애플 측은 이와 유사한 노조 관련 목소리가 나왔을 때 직원 사생활 존중 문제로 구체적 언급을 피한 바 있다.

미국 내 일부 애플스토어 지점에서 파업이 발생하는 등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에는 3개 주에서 50여명이 파업을 실시했다. 또 홈페이지 '애플투게더'를 개설하고 임금 상향 조정, 의료보험 혜택, 유급휴가 확장 등 각종 이슈를 공론화했다.

현재 미국 내 애플스토어 지점은 270개 이상이며 직원은 6만5000명이 넘는다. 파업에 참가한 이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미국에서 벌어진 가장 큰 애플 관련 파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지적이다.

근로조건 개선 목소리가 커지자 애플은 직원을 대상으로 복지 혜택을 확대하며 수습에 나섰다. 애플 고위 관계자는 애플스토어 직원 급여를 '점포 위치와 역할'에 따라 2%에서 10%까지 인상할 계획이며, 정규직과 파트타임 직원 모두에게 제공되는 병가 일수를 두 배로 늘리고 추가적 휴가 할당과 유급 육아휴가를 최대 6주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스토어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위한 투쟁은 최근 뉴욕 버팔로의 한 매장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 100여 개 매장으로 확산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 노조 결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