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올린 세계 최고 호텔…정작 국내 랜드마크는?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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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최근 해외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여행·항공업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은 코로나 검사나 자가격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동남아 국가들도 여행객들을 무격리로 입국시키겠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여행객을 맞을 준비가 분주하지만, 국내 호텔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객 발길이 끊기면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르메르디앙 호텔,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등 서울의 주요 호텔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올해에만 25곳이 휴·폐업을 결정했다니 말 그대로 '호텔 잔혹사'입니다.
그나마 양양과 제주, 영종도 등 서울 시내를 벗어난 호캉스 명소로 주목받은 호텔 리조트들은 호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의문이 남습니다. 호캉스의 인기가 코로나가 끝나도 지금과 같을까 하는 것입니다.
격리 기간이 사라지면 국내 여행객들은 한동안 멈췄던 해외여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보복소비가 시작될 겁니다. 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호텔 리조트들을 찾아야 하는데,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인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고 싶은 나라로 싱가포르가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유럽과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선정됐다는데 한국은 리스트에 없다고 하네요.
공교롭게도 가고 싶은 나라 상위권으로 꼽힌 국가들은 한국 건설업체들이 시공한 호텔들이 랜드마크로 있는 곳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쌍용건설이 시공한 복합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가 있습니다. 공사를 27개월 만에 마치고 2010년 3월 준공했는데, 옥상의 인피니티풀은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UAE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은 '부르즈 할리파'가 있습니다. 162층, 828m 규모의 세계 최고층 건물로 유명해졌고 이제는 두바이의 상징이 됐습니다.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전체 설계와 인테리어를 맡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호텔'이 이곳에 자리 잡았고 지하 1층에는 축구장 50개 넓이의 두바이몰이 연결됐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이 건물을 보러 두바이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올해 말, 두바이에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쌍용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는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이 그것입니다. 올해 12월 준공하는데, 43층에 호텔 795객실, 600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레지던스가 231가구 들어가는 복합리조트라고 하네요. 준공하면 세계인들이 몰려들 것이고, 한국인들도 호캉스를 하러 많이 가겠죠?
해외로 가는 관광객을 붙잡으려면 국내에도 마리나베이샌즈나 부르즈 할리파 같은 랜드마크적인 호텔·리조트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보러 호주에 가듯 랜드마크가 있어야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관광객이 옵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도 해외 랜드마크를 통해 검증됐죠. 그런데도 왜 국내에는 이런 호텔·리조트 건설이 쉽지 않은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디벨로퍼가 없습니다. 디벨로퍼들이 호텔을 지어놓고 공사비 충당을 위해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형 호텔 등으로 분양하는 모습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분양이 끝나면 자산운영사에 매각합니다. 사업성이 떨어지면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로 바꾸죠.
중국은 마카오에 이어 하이난섬에 랜드마크적인 호텔을 계속 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지방 관광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랜드마크가 있어야 합니다. 이곳저곳에 흔한 호텔만 지을 때가 아닙니다. 관광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 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해외에서는 여행객을 맞을 준비가 분주하지만, 국내 호텔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객 발길이 끊기면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르메르디앙 호텔,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등 서울의 주요 호텔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올해에만 25곳이 휴·폐업을 결정했다니 말 그대로 '호텔 잔혹사'입니다.
그나마 양양과 제주, 영종도 등 서울 시내를 벗어난 호캉스 명소로 주목받은 호텔 리조트들은 호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의문이 남습니다. 호캉스의 인기가 코로나가 끝나도 지금과 같을까 하는 것입니다.
격리 기간이 사라지면 국내 여행객들은 한동안 멈췄던 해외여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보복소비가 시작될 겁니다. 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호텔 리조트들을 찾아야 하는데,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인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고 싶은 나라로 싱가포르가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유럽과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선정됐다는데 한국은 리스트에 없다고 하네요.
공교롭게도 가고 싶은 나라 상위권으로 꼽힌 국가들은 한국 건설업체들이 시공한 호텔들이 랜드마크로 있는 곳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쌍용건설이 시공한 복합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가 있습니다. 공사를 27개월 만에 마치고 2010년 3월 준공했는데, 옥상의 인피니티풀은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UAE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은 '부르즈 할리파'가 있습니다. 162층, 828m 규모의 세계 최고층 건물로 유명해졌고 이제는 두바이의 상징이 됐습니다.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전체 설계와 인테리어를 맡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호텔'이 이곳에 자리 잡았고 지하 1층에는 축구장 50개 넓이의 두바이몰이 연결됐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이 건물을 보러 두바이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올해 말, 두바이에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쌍용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는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이 그것입니다. 올해 12월 준공하는데, 43층에 호텔 795객실, 600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레지던스가 231가구 들어가는 복합리조트라고 하네요. 준공하면 세계인들이 몰려들 것이고, 한국인들도 호캉스를 하러 많이 가겠죠?
해외로 가는 관광객을 붙잡으려면 국내에도 마리나베이샌즈나 부르즈 할리파 같은 랜드마크적인 호텔·리조트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보러 호주에 가듯 랜드마크가 있어야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관광객이 옵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도 해외 랜드마크를 통해 검증됐죠. 그런데도 왜 국내에는 이런 호텔·리조트 건설이 쉽지 않은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디벨로퍼가 없습니다. 디벨로퍼들이 호텔을 지어놓고 공사비 충당을 위해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형 호텔 등으로 분양하는 모습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분양이 끝나면 자산운영사에 매각합니다. 사업성이 떨어지면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로 바꾸죠.
중국은 마카오에 이어 하이난섬에 랜드마크적인 호텔을 계속 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지방 관광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랜드마크가 있어야 합니다. 이곳저곳에 흔한 호텔만 지을 때가 아닙니다. 관광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 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