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쥬니 "마마돌로 자존감 되찾아"…더 빛날 그의 연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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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현쥬니 인터뷰
tvN '엄마는 아이돌' 통해 마마돌 데뷔 성공
"도전에 겁먹지 말라는 희망 주고 싶었다"
"자존감 낮을 때 만난 도전, 이제 자신감 생겨"
성공적 활동 이후 배우로 본업 복귀
"다양한 역할로 여러 색깔 보여드릴 것"
tvN '엄마는 아이돌' 통해 마마돌 데뷔 성공
"도전에 겁먹지 말라는 희망 주고 싶었다"
"자존감 낮을 때 만난 도전, 이제 자신감 생겨"
성공적 활동 이후 배우로 본업 복귀
"다양한 역할로 여러 색깔 보여드릴 것"
화려한 무대 위, 잘나가는 가수로 이름을 날리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아이를 키우는 연예인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진 스타들이 모여 팀을 꾸렸다. 출산과 육아로 잠시 무대를 떠나 있었던 이들의 아이돌 데뷔 도전기는 땀과 눈물로 가득했다. 마마돌의 멤버 중 한 명이었던 배우 현쥬니는 "엄마 그룹이라니, 세계 최초인 거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tvN '엄마는 아이돌'을 통해 탄생한 마마돌은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쥬얼리 출신 박정아, 별, 원더걸스 출신 선예, 베이비복스 리브 출신 양은지, 그리고 배우 현쥬니로 구성됐다.
현쥬니의 등장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어색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가수들 사이에 배우가 합류했다는 것도 의아한데, 그가 아이가 있는 엄마였다니 놀라움이 두 배였다.
사실 현쥬니는 록밴드 벨라마피아 출신으로 노래를 부른 경력이 꽤 오래됐다. 2008년 MBC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배우로 전향해 현재까지 활발히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에 배우로만 그를 기억할 수도 있지만 엄연한 가수 출신. 물론 멤버들과 안무를 맞춰야 하는 아이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쥬니는 "아이돌 생활을 하지 않았고 지금은 연기자로 지내고 있어서 '갑자기 현쥬니가 왜 여기에?' 이런 느낌을 많이들 받으셨던 것 같다"면서 "멋있는 퍼포먼스를 하는 그룹에 속해보고 싶은 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 출연했다"고 밝혔다.
알고 보면 음악과의 인연이 깊은 현쥬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플루트를 오래 배운 그는 서울 주니어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티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며 밴드 보컬로 활동했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도 들어갔다. 지금은 연기자 현쥬니로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현쥬니는 "많은 모험을 했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는 걸 싫어한다. 뭐든 부딪혀보자는 주의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기회가 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 직업군이 바뀔 때마다 항상 이런 마음이었다. 부모님께도 늘 당당하게 이야기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고 전했다.
'엄마는 아이돌' 역시 아이돌이라는 영역에 발을 내딛는 '도전'이자, 그간 해보고 싶었던 춤을 맘껏 춰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긴 현쥬니였다. "춤을 잘 추고 싶었어요. 제가 춤추는 모습을 그 어디서도 볼 수가 없거든요? 정말 자신감만 있는 상태였는데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현쥬니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대표적인 '성장캐(성장하는 캐릭터)'였다. 초반부 보컬, 댄스 부문 평가에서 모두 '하'를 받았던 그는 이후 가희와 함께 수준급의 보깅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메인보컬 미션에서 4인조 그룹 마마무 '데칼코마니'를 홀로 소화해 '상'을 받기도 했다. 매력적인 비주얼과 개성 있는 보컬은 마마돌의 특색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현쥬니는 첫 완전체 미션이었던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준비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정신이 없었다. 10시간 안에 자기 자리와 동선, 안무를 다 외워야 하는데 쉴 틈이 없더라. 그룹 생활을 했던 언니들은 안무에 대한 기본 내공이 있었지만 난 너무 생소하고 습득하는 것도 느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내 음악을 할 때는 마음 가는 대로 했다면 아이돌은 내 자리를 찾아가야 동선이 맞는 거지 않냐. 그게 너무 어려웠다. 개인 연습만으로는 다 해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번에 맞아떨어졌을 때의 희열이 있더라.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줬다고. 현쥬니는 "언니들과 선예는 가수 활동 당시 서로 오며 가며 만났던 적이 있지만 난 정말 처음 보는 거였다. 그럼에도 옛날부터 알고 지냈던 것처럼 정말 '찐 멤버'가 됐다.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하고, 너무 편하게 공감한다. 모였다 하면 오디오가 맞물린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마마돌은 Mnet '엠카운트다운' 데뷔 무대, 단독 콘서트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프로젝트성 프로그램으로 결성된 팀이라 시작과 끝이 분명했다. 데뷔 무대가 곧 은퇴 무대가 된 셈. 이에 대해 현쥬니는 "데뷔곡 '우아힙(WooAh HIP)' 안무 파트를 분배하고, 숙지하고, 동선 체크가 끝났을 때쯤 불안해지기 시작하더라.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는 마음도 있었다. 결국 마지막 데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했던 말은 '그냥 즐기자'는 거였다"고 털어놨다. 엄마 현쥬니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20대 후반에 결혼해 일찍 아들을 낳고 활동에 매진해 온 그는 "혼자서는 힘든데 남편과 시댁에서 많이 도와줬다. 정말 남편 덕에 지금도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 육아는 같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서로 일이 있어 힘들긴 하지만 아이는 우리가 키워내야 하는 선물 같은 존재이지 않냐"고 말했다.
아들은 어느덧 열 살이 됐다. "아이는 왔다가는 손님이라는 생각으로 키운다"고 말문을 연 현쥬니는 "결국 엄마랑 아빠가 행복해야 아이도 더 잘 큰다고 생각한다. 나도 남편도 아이에게 너무 매달리지 말자는 주의다. 어릴 때부터 자는 것도 독립시켰는데 이제 점점 나 없이도 뭐든 잘 해내고, 쑥쑥 크는 걸 보니 아쉬워지기도 한다"며 웃었다.
결혼, 육아에 있어 모든 게 빨랐지만 확고한 신념으로 엄마의 역할에 충실해온 현쥬니였다. 그는 "몸에 안 좋다고 무조건 못 먹게 하고 그런 거 없이 최대한 즐기게 해주면서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탄산도 조금씩 주고, 물컵으로 엄마·아빠랑 '짠'도 하는 등 정말 단란한 분위기에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친구 같은 부모로 소통한 덕분일까. 현쥬니의 1호 팬은 아들이라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자 매일 마마돌의 '우아힙'을 듣는 열성 팬이라고 말하는 현쥬니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엄마는 할 수 있다'는 마음 하나만 밀고 나갔어요."
'엄마는 아이돌' 속 현쥬니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현쥬니는 "멋있게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힘들었다"면서 "어떤 분들은 우리가 연예인이고,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이니까 아이를 다른 사람이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 직접 육아를 하고 있다. 똑같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서 일을 한다. 우리도 다르지 않은, 똑같은 엄마라는 게 전해졌으면 했다"고 고백했다.
보는 이들은 물론, 현쥬니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스스로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지 묻자 "자신감"이라고 답한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제가 결혼을 안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아이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고, 생각보다 어리다고 생각해 주는 분들도 있었어요. '나도 한 아이의 엄마고 가정이 있는 사람인데 왜 애 취급을 당하지?'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졌었거든요. 점점 난 와이프로서도 잘 못하는 것 같고, 아이도 잘 못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받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 때도 있어서 자존감이 정말 떨어졌어요. 이런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시기에 '엄마는 아이돌'을 만났죠."
"현쥬니라는 이름 세 글자가 방송에 나오고 많은 엄마들에게 도전에 겁먹지 말라는 식으로 희망을 얘기하면서 저도 많이 강해졌어요. 실제로 자신감도 많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좋아졌죠. 화낼 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많이 행복해졌어요. 이제 힘들다고 웅크리거나 숨어있고 싶지 않더라고요."(웃음)
마마돌 멤버 현쥬니는 다시 배우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는 "본업이 연기니까 다양한 역할로 여러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다만 이번 기회에 발성법도 찾았으니 노래 역시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할 생각이다. OST 제의가 들어오면 마다하지 않을 거다. 춤도 취미로라도 배워보려고 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오히려 연기에 집중도 잘 될 것 같고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현쥬니라는 배우가 또 도전을 해서 멋지게 이뤄낸 거잖아요. 무언가에 웅크리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꼭 얘기해 주고 싶어요. 다들 너무 소중한 존재잖아요. 본인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으니 꼭 자존감을 올려서 멋진 엄마로 살았으면 해요. 저도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다시 배우 현쥬니로 돌아갔을 때도 큰 이질감 없이 여전히 예쁘게 봐주세요!"
현쥬니는 오는 4월 방송되는 KBS2 새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로 배우 활동에 재시동을 건다. SBS 드라마 '엄마가 바람났다' 이후 약 1년 반 만의 드라마 복귀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이가(家) 삼 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극 중 현쥬니는 20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이 셋을 낳고 키워온 치과 간호조무사 이소라 역을 연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tvN '엄마는 아이돌'을 통해 탄생한 마마돌은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쥬얼리 출신 박정아, 별, 원더걸스 출신 선예, 베이비복스 리브 출신 양은지, 그리고 배우 현쥬니로 구성됐다.
현쥬니의 등장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어색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가수들 사이에 배우가 합류했다는 것도 의아한데, 그가 아이가 있는 엄마였다니 놀라움이 두 배였다.
사실 현쥬니는 록밴드 벨라마피아 출신으로 노래를 부른 경력이 꽤 오래됐다. 2008년 MBC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배우로 전향해 현재까지 활발히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에 배우로만 그를 기억할 수도 있지만 엄연한 가수 출신. 물론 멤버들과 안무를 맞춰야 하는 아이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쥬니는 "아이돌 생활을 하지 않았고 지금은 연기자로 지내고 있어서 '갑자기 현쥬니가 왜 여기에?' 이런 느낌을 많이들 받으셨던 것 같다"면서 "멋있는 퍼포먼스를 하는 그룹에 속해보고 싶은 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 출연했다"고 밝혔다.
알고 보면 음악과의 인연이 깊은 현쥬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플루트를 오래 배운 그는 서울 주니어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티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며 밴드 보컬로 활동했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도 들어갔다. 지금은 연기자 현쥬니로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현쥬니는 "많은 모험을 했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는 걸 싫어한다. 뭐든 부딪혀보자는 주의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기회가 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 직업군이 바뀔 때마다 항상 이런 마음이었다. 부모님께도 늘 당당하게 이야기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고 전했다.
'엄마는 아이돌' 역시 아이돌이라는 영역에 발을 내딛는 '도전'이자, 그간 해보고 싶었던 춤을 맘껏 춰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긴 현쥬니였다. "춤을 잘 추고 싶었어요. 제가 춤추는 모습을 그 어디서도 볼 수가 없거든요? 정말 자신감만 있는 상태였는데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현쥬니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대표적인 '성장캐(성장하는 캐릭터)'였다. 초반부 보컬, 댄스 부문 평가에서 모두 '하'를 받았던 그는 이후 가희와 함께 수준급의 보깅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메인보컬 미션에서 4인조 그룹 마마무 '데칼코마니'를 홀로 소화해 '상'을 받기도 했다. 매력적인 비주얼과 개성 있는 보컬은 마마돌의 특색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현쥬니는 첫 완전체 미션이었던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준비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정신이 없었다. 10시간 안에 자기 자리와 동선, 안무를 다 외워야 하는데 쉴 틈이 없더라. 그룹 생활을 했던 언니들은 안무에 대한 기본 내공이 있었지만 난 너무 생소하고 습득하는 것도 느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내 음악을 할 때는 마음 가는 대로 했다면 아이돌은 내 자리를 찾아가야 동선이 맞는 거지 않냐. 그게 너무 어려웠다. 개인 연습만으로는 다 해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번에 맞아떨어졌을 때의 희열이 있더라.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줬다고. 현쥬니는 "언니들과 선예는 가수 활동 당시 서로 오며 가며 만났던 적이 있지만 난 정말 처음 보는 거였다. 그럼에도 옛날부터 알고 지냈던 것처럼 정말 '찐 멤버'가 됐다.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하고, 너무 편하게 공감한다. 모였다 하면 오디오가 맞물린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마마돌은 Mnet '엠카운트다운' 데뷔 무대, 단독 콘서트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프로젝트성 프로그램으로 결성된 팀이라 시작과 끝이 분명했다. 데뷔 무대가 곧 은퇴 무대가 된 셈. 이에 대해 현쥬니는 "데뷔곡 '우아힙(WooAh HIP)' 안무 파트를 분배하고, 숙지하고, 동선 체크가 끝났을 때쯤 불안해지기 시작하더라.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는 마음도 있었다. 결국 마지막 데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했던 말은 '그냥 즐기자'는 거였다"고 털어놨다. 엄마 현쥬니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20대 후반에 결혼해 일찍 아들을 낳고 활동에 매진해 온 그는 "혼자서는 힘든데 남편과 시댁에서 많이 도와줬다. 정말 남편 덕에 지금도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 육아는 같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서로 일이 있어 힘들긴 하지만 아이는 우리가 키워내야 하는 선물 같은 존재이지 않냐"고 말했다.
아들은 어느덧 열 살이 됐다. "아이는 왔다가는 손님이라는 생각으로 키운다"고 말문을 연 현쥬니는 "결국 엄마랑 아빠가 행복해야 아이도 더 잘 큰다고 생각한다. 나도 남편도 아이에게 너무 매달리지 말자는 주의다. 어릴 때부터 자는 것도 독립시켰는데 이제 점점 나 없이도 뭐든 잘 해내고, 쑥쑥 크는 걸 보니 아쉬워지기도 한다"며 웃었다.
결혼, 육아에 있어 모든 게 빨랐지만 확고한 신념으로 엄마의 역할에 충실해온 현쥬니였다. 그는 "몸에 안 좋다고 무조건 못 먹게 하고 그런 거 없이 최대한 즐기게 해주면서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탄산도 조금씩 주고, 물컵으로 엄마·아빠랑 '짠'도 하는 등 정말 단란한 분위기에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친구 같은 부모로 소통한 덕분일까. 현쥬니의 1호 팬은 아들이라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자 매일 마마돌의 '우아힙'을 듣는 열성 팬이라고 말하는 현쥬니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엄마는 할 수 있다'는 마음 하나만 밀고 나갔어요."
'엄마는 아이돌' 속 현쥬니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현쥬니는 "멋있게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힘들었다"면서 "어떤 분들은 우리가 연예인이고,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이니까 아이를 다른 사람이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 직접 육아를 하고 있다. 똑같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서 일을 한다. 우리도 다르지 않은, 똑같은 엄마라는 게 전해졌으면 했다"고 고백했다.
보는 이들은 물론, 현쥬니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스스로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지 묻자 "자신감"이라고 답한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제가 결혼을 안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아이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고, 생각보다 어리다고 생각해 주는 분들도 있었어요. '나도 한 아이의 엄마고 가정이 있는 사람인데 왜 애 취급을 당하지?'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졌었거든요. 점점 난 와이프로서도 잘 못하는 것 같고, 아이도 잘 못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받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 때도 있어서 자존감이 정말 떨어졌어요. 이런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시기에 '엄마는 아이돌'을 만났죠."
"현쥬니라는 이름 세 글자가 방송에 나오고 많은 엄마들에게 도전에 겁먹지 말라는 식으로 희망을 얘기하면서 저도 많이 강해졌어요. 실제로 자신감도 많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좋아졌죠. 화낼 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많이 행복해졌어요. 이제 힘들다고 웅크리거나 숨어있고 싶지 않더라고요."(웃음)
마마돌 멤버 현쥬니는 다시 배우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는 "본업이 연기니까 다양한 역할로 여러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다만 이번 기회에 발성법도 찾았으니 노래 역시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할 생각이다. OST 제의가 들어오면 마다하지 않을 거다. 춤도 취미로라도 배워보려고 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오히려 연기에 집중도 잘 될 것 같고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현쥬니라는 배우가 또 도전을 해서 멋지게 이뤄낸 거잖아요. 무언가에 웅크리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꼭 얘기해 주고 싶어요. 다들 너무 소중한 존재잖아요. 본인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으니 꼭 자존감을 올려서 멋진 엄마로 살았으면 해요. 저도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다시 배우 현쥬니로 돌아갔을 때도 큰 이질감 없이 여전히 예쁘게 봐주세요!"
현쥬니는 오는 4월 방송되는 KBS2 새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로 배우 활동에 재시동을 건다. SBS 드라마 '엄마가 바람났다' 이후 약 1년 반 만의 드라마 복귀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이가(家) 삼 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극 중 현쥬니는 20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이 셋을 낳고 키워온 치과 간호조무사 이소라 역을 연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