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사태의 교훈…P2E 게임, 코인 값 방어 총력전[한경 엣지]
지난달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코인홀더들 몰래 현금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위믹스 가격이 급격히 빠졌습니다. 기축 통화의 값어치는 큰 게임 유인책입니다. P2E(Play to Earn) 게임에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이 ‘위믹스 사태’는 다른 P2E 게임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태를 계기로 위메이드는 물론 P2E 게임을 추구하는 게임사들이 기축 통화의 값어치를 사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컴투스홀딩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컴투스홀딩스는 600억원 규모 CB를 미래에셋증권 및 미래에셋캐피탈을 대상으로 사모 발행한다고 10일 공시했습니다. 컴투스홀딩스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는 2027년 2월 만기로 전환가액은 전날 종가(12만900원)보다 37% 높은 주당 16만5900원입니다.

컴투스홀딩스가 현금을 마련한 방식에서 최근 P2E 게임사들의 고민하고 있는 포인트가 뚜렷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은 본래 현금이 많이 필요합니다. 많은 업체들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를 해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래야 플랫폼에 더 질 좋은 게임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진 이러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코인을 발행하고 현금화하는 방식을 많이 채택해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컴투스홀딩스가 이러한 쉬운 방법을 두고 멀리 돌아가는 이유는 코인 값을 방어하기 위해서입니다. 위믹스 사태 때의 교훈인 것이죠. 위메이드는 쉬운 방법을 택했다가 시장에서 위믹스 폭락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현금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10일 빗썸에서 위믹스는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작년 11월 2만8000원까지 올랐던 코인가격이 480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즉 컴투스홀딩스는 코인 유동화를 하지 않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CB 발행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인 값은 P2E 게임의 핵심입니다. P2E 게임이 지난해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게임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사람들이 게임을 많이 할 것’이란 기대가 주요했습니다. 코인 값은 게임에 대한 보상입니다. 코인 값이 떨어지면 게임 내 채굴할 수 있는 아이템의 값어치도 떨어집니다. 업체들이 P2E 게임의 흥행을 위해서 코인 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실제 P2E 게임의 대명사라 불리는 ‘엑시인피니티’는 코인 값 하락에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임 내 통용 화폐인 SLP 코인은 지난해 7월 최고치 0.4달러에서 지난해 말 0.0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93% 이상 하락했습니다. SLP 코인 채굴로 월평균 100달러까지 벌어들이던 수익이 6~7달러대로 하락했고, 이용자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엑시인피니티 NFT 아이템
거래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하루 활성 주소량이 지난해 11월 최고치인 110만 개 이후 72% 이상 감소한 30만 개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향후에도 코인 값을 방어하기 위해 컴투스홀딩스는 물론 P2E 게임사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위메이드는 뒤늦게나마 수습책을 발표했습니다. 9일 실적 발표에서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매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총 발행물량의 1%를 소각할 계획입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